“국가 해야할 의무 이행안해”
시민모임, 올해 안 소송키로
시민모임, 올해 안 소송키로
양금덕(83·광주시) 할머니는 올해로 13년째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투쟁을 하고 있다. 1944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 말까지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제작소에서 일했던 그는 당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일제 강점기 때 미쓰비시중공업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던 조선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는 13~15살 소녀 28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양씨 등 피해자 9명은 1999년 3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기각당했다. 1965년 ‘한-일 협정 체결로 모든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것이 이유였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1일 “올해 안에 미쓰비시중공업에서 피해를 본 근로정신대 할머니 9명을 원고로 국가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일본 법원에 제기했다가 기각된 손해배상 소송 판결문에 대한 번역·분석을 끝냈고 할머니들의 구체적 피해를 입증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터 미쓰비시중공업과 근로정신대 피해자 9명의 손해배상을 위해 협상을 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8월 헌법재판소가 일본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 청구권과 관련해 ‘국가의 부작위’(법적으로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를 위헌으로 본 것이 근로정신대 손해배상 청구소송 추진의 근거가 됐다. 한-일 협정 3조 1항엔 국가뿐 아니라 양국의 국민이나 법인이 상대방 국민이나 법인에도 협정의 해석이 달라 분쟁이 생길 경우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합의가 안 되면 중재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국가가 수십년 동안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해온 근로정신대 문제와 관련해 중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을 추진하고 있는 이상갑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국가가 이들 피해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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