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 취소처분 앞두고 발표
“궁지에서 나온 꼼수” 비판
“궁지에서 나온 꼼수” 비판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 인화학교를 운영해온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설립인가 취소처분을 사흘 앞두고 재산을 모두 가톨릭 쪽에 증여하겠다고 밝혔다. 인가 취소를 피하려는 의도라는 거부론과, 사태 해결이 기대된다는 수용론이 함께 나와, 승인권자인 광주시의 태도가 주목된다.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11일 “인화학교 감독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57억원에 이르는 법인 기본재산 일체를 광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 증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인 쪽은 “이 단체가 장애인들의 권익을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 의결로 이렇게 결정했다”며 “광주시에 기본재산 처분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정래영 법인 상임이사는 “설립자 친인척의 관여나 종사자의 고용승계 등 조건을 일절 달지 않았다”며 “광주시의 승인과 가톨릭의 수용이 조속히 이뤄져 논란이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표는 14일로 예정한 광주시의 설립인가 취소처분 통보를 사흘 앞두고 나왔다. 광주시는 “시민단체와 교육당국이 참여한 대책회의를 열어, 18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향 광주시 보건환경국장은 “인화학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고비인 만큼, 각계의 의견을 들어 재산처분 승인과 설립인가 취소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광주시가 승인하면 우석의 재산을 증여받아 사태를 매듭짓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가 재산 처분을 승인하지 않은 채 설립인가를 취소하면, 우석의 재산은 청산절차 거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된다.
일부 시민단체 인사들은 “경찰의 법인비리 수사나 광주시의 설립인가 취소 등을 앞둔 정황으로 미뤄, 재산 증여 발표는 궁지에서 나온 꼼수”라며 “부도덕한 사회복지법인은 법령에 따라 해산되고 재산도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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