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림직원과 식사하며 하청 청탁 시인”…‘공금 횡령’ 2명도 직위해제
광주시가, 공사를 하청해 달라고 업자한테 청탁을 하거나 서류를 멋대로 꾸며 공금을 빼돌리는 등 소속 공무원들의 비위사실이 잇따라 드러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15일 검찰이 수사중인 980억원 규모의 광주하수처리장 총인시설공사 입찰 의혹과 관련해 반아무개(57·4급) 도시철도건설본부 기술담당관을 직위해제했다.
반씨는 지난 4월 총인시설공사 설계심의에 참여했고, 한달 뒤인 5월 낙찰업체인 대림건설 직원을 만나 금품로비 정황이 엿보이는 대화를 나눴던 당사자이다. 반씨는 최근 “나는 대림에 1번 안 줬다. 나는 살짝 빠지고 다른 사람은 1번 줬다. 이런 상황을 내가 만들었다”고 말했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시 쪽은 “반씨가 5월20일 광주 남구 한 음식점에서 대림 직원과 저녁을 먹으면서 후배 회사에 전기공사를 하청해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방공무원법의 품위유지·청렴의무 조항을 위반한 만큼 직위해제한 뒤 수사결과가 나오면 징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씨는 “당시 대화의 내용은 입찰로비가 아니라 공사하청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는 또 부서 공금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난 신아무개(50·6급)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와 김아무개(40·7급) 종합건설본부 도로관리과 직원 등 2명도 직위해제했다.
신씨는 2007년부터 4년 동안 71억3000여만원 규모의 꽃잔디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인부 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인건비 7000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5~10월 도로관리 현장의 전기료·수도료 등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공금 1억1000만원을 횡령하고 4000여만원을 유용했다가 적발됐다. 김씨는 지난 2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