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술가 겸 정원디자이너인 황지해(35)
올 ‘첼시 플라워쇼’ 최고상 황지해씨
‘비무장지대’로 2년 연속 작품 출품
‘비무장지대’로 2년 연속 작품 출품
“비무장지대(DMZ)는 진주조개처럼 전쟁의 아픔을 감싸안았어요. 상흔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곳이지요.”
환경미술가 겸 정원디자이너인 황지해(35·사진)씨는 20일 “한국의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작품이 영국 ‘2012 첼시 플라워쇼’의 쇼가든(대형 정원)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첼시 플라워쇼에 내놓을 작품의 이름은 ‘고요한 시간(Quiet Time)-DMZ 금지된 화원(Forbidden Garden)’이다.
지난 5월 첼시 플라워쇼의 아티즌 정원 부문에서 ‘해우소 가는 길’로 최고상(금메달)을 받은 그는 지난 18일 열린 영국왕립원예협회 심사를 통과해 2년 연속 출전권을 확보했다. 첼시 플라워쇼는 18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꽃 축제로, 첼시 플라워쇼의 쇼가든 부문에 한국 정원 디자이너가 작품을 내놓는 것은 황씨가 처음이다.
황씨는 지난 8월 강원도 양구 민통선 안의 계곡과 산을 찾아 꽃과 식물 등 식생 생태를 조사하고 몇몇 식물들의 표본도 모았다. 남북 비무장지대는 1953년 정전협정에 의해 만들어진 완충지대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각 2㎞, 155마일(약 250㎞)에 걸친 약 9만91733㏊ 규모의 공간이다. 그에게 비무장지대는 “자연의 위대함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으로 다가왔다.
한국 뒷간 정원 해우소를 통해 비움의 미학을 표현했던 황씨는 이번 작품엔 생명과 치유, 공존과 기억 등의 의미를 담을 계획이다. 영국왕립원예협회는 비무장지대 식생의 보존 가치와 가든 안에 세워질 영국군 참전 용사의 기념 시설물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황씨는 “인간사회와 단절된 곳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아름다운 원시림으로 소생한 비무장지대를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며 “참전 용사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의미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환경미술가그룹 뮴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준비도 돕고 있다. 그는 “지난번 대회에서도 한국의 토종식물을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런던으로 가져가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점이었다”며 “ “한국 정원의 전통과 엄청난 잠재력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소개하고 우리 정원 문화와 산업의 전파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기자daeha@hani.co.kr, 사진 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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