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산지형질변경 39%가 주거시설·건축자재
호남 지역 곳곳의 산림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과 토석 채취 등으로 마구 훼손되고 있다. 호남산지보전협회(회장 오광인·전남대 교수)는 18일 “지난해 광주, 전남·북에서 산지형질변경을 허가받은 1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거시설(21곳, 7%)과 토목 건축자재 생산(25곳, 21%) 등 39%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광주에서 택지개발과 주거단지가 조성되면서 산지가 훼손된 곳은 △북구 4곳 △서·남·광산구 3곳 △동구 1곳 등 14곳으로 조사됐다. 주로 대규모 택지가 개발되고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심 속에 남아있던 야트막한 산자락이 야금야금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전남에선 나주·보성·화순·해남·무안 등 6곳이 산림 준보전지역에 주거시설을 짓기 위해 허가를 받았다. 아파트 1평을 짓는데 필요한 석자재 등을 근거로 추산한 결과, 아파트 35평짜리 한 채를 짓는데 산림 5.3평이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5평짜리 아파트 건설로 30년생 소나무 네그루가 베어져 연간 31㎏의 산소 배출량이 사라지는 것으로 계산됐다. 아파트와 도로 건설로 건축자재 생산을 부추겨 토석·석재 채취장 등의 영향으로 연쇄적으로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채석장(19곳)은 전북 군산·익산·정읍·완주·고창 등에 18곳이 집중됐고, 토석 채취장은 전남(6곳)에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전북 순천시 서면 청소리 토석 채취장(2만7천여평)은 공사가 중단됐으나 산림 복구 예치금이 충분하지 않아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남산지보전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자들이 산림 복구 예치금을 보험증권으로 제출해도 된다는 점을 이용해 복구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도로 건설에 따른 산지형질변경 허가 건수는 18곳 15%였다. 또 골프장과 펜션 등의 레저시설이 들어서면서 산림이 훼손된 곳은 12곳(10%)으로 나타났다. 담양군에는 담양읍 가산리와 창평면에 1만6천여 평 규모의 산림이 소규모 골프장으로 바뀌었고, 해남군 화원면 후산리 1630평의 산림지구에도 관광용 펜션이 들어설 예정이다. 호남산지보전협회 정남철 사무국장은 “산지관리법을 보면 기초자치단체장이 20㏊이하 산림에 대해 형질변경 허가를 내줄 수 있어 무분별하게 개발이 진행될 수 있다”며 “자연경관에 끼칠 영향이나 생태계 파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산지 형질변경 허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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