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전북 익산시 함열읍 하늘어린이집 2층 교실에서 베트남 출신 엄마를 둔 3~5살 어린이들이 베트남어 강사 웬티앙과 함께 ‘베트남 동요’를 부르고 있다.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센터 100곳서 ‘이중언어 교실’ 호응
초등학교 취학 전 어린이에
중국어 등 6개 언어 가르쳐
“아이들 엄마 존중 효과 커”
초등학교 취학 전 어린이에
중국어 등 6개 언어 가르쳐
“아이들 엄마 존중 효과 커”
“‘까보이’가 뭘까요?” 8일 오후 2시께 전북 익산시 함열읍 하늘어린이집 2층 교실. 베트남어 강사 웬티앙(24)이 물었다. “고래요!” 아이들이 힘차게 답변했다.
베트남 출신 엄마를 둔 만 3~5살 아이 6명은 토끼와 고양이 그림을 보고는 베트남어 낱말을 척척 알아맞혔다. 최단비(4)양은 “엄마를 사랑합니다”라는 한글 문장을 보고 골똘히 생각하더니 베트남어 문장 하나를 골라 연필로 선을 그어 연결했다. 올해 3월부터 목·금요일 오후에 2시간씩 베트남어를 배운 아이들은, 이날 올해 마지막 수업을 맞아 평가 수업을 받았다. 아이들은 그동안 수업 시간마다 베트남의 지도를 놓고 도시 이름을 배우는 등 간단한 역사 이야기도 들었다.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올해 여성가족부 ‘이중언어 영재교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하늘어린이집 등 2곳에서 베트남어 이중언어 교실을 운영했다. 여기서 이중언어란 국제결혼한 이민자 부모의 출신국 언어를 일컫는 말이다. 하늘어린이집 원생 85명 가운데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26명(30.5%)이고, 이 가운데 19명(73%)의 엄마가 베트남 출신이다.
박민주(4)양은 지난 8월 여름방학 때 엄마 트롱 티니(27·익산시)를 따라 베트남 외할머니집에 놀러 갔을 때, 베트남어로 인사해 외가 식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김미연(46) 하늘어린이집 원장은 “베트남 출신 엄마들도 좋아하고, 아이들도 베트남어 수업을 하면서 엄마를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이중언어 교실의 첫발을 내디뎠다.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0곳 가운데 100곳에서 올해 만 3살부터 취학 전 어린이들에게 중국어(72곳), 일본어(25곳), 베트남어(18곳), 러시아어(3곳), 몽골어(2곳), 캄보디아어(1곳) 등 6개 언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정부 예산 12억원에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보태 이중언어 강사 121명을 배치했다. 수강한 어린이 4010명 가운데 40%가량은 다문화가정 출신이 아니었던 것으로 여성가족부는 추산했다. 5명 이상이 요청하면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마을회관이든 이중언어 강사를 보냈다. 지난달 열린 ‘제1회 엄마(아빠) 나라말 경연대회’에서는 이중언어 교실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6개 국어로 말하기와 원어 연극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엄마나 아빠 나라의 말이나, 친구 엄마 나라의 말을 배운 아이들은 한국과 다른 나라, 특히 아시아를 연결하는 다리 구실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 때문에 이중언어 교실 현장에선 “반짝 하다가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열어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성가족부는 내년에도 100여곳에서 이중언어 교실을 열 계획이다.
권순희 전주교육대 교수(국어교육)는 “다문화가정이 아닌 아이들에게도 외국어를 배우게 해 언어적 자극과 문화적 호기심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중언어 강사들이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익산/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