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활동했던 세계적 음악가 고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딸 윤정(61)씨가 윤 선생의 권유로 북한에 갔다가 가족이 억류됐다고 주장하는 오길남(69) 박사를 지난 9일 ‘사자의 명예훼손’ 혐의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소했다. 이에 따라 이른바 ‘통영의 딸’ 사건의 진실은 검찰 조사에서 밝혀지게 됐다.
윤씨는 12일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부친이 오 박사에게 월북을 권유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으며, 오 박사 역시 구체적 물증을 단 한 차례도 공개한 일이 없다”며 “그런데도 오 박사는 부친이 월북을 권유한 것처럼 계속 주장해 부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거짓 주장은 세월이 흐르면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까지 전혀 대응하지 않았으나, 올해는 각종 언론까지 나서 거짓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퍼뜨리고 있어 고소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역사에 남을 기록만이라도 바로잡아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 박사는 “윤 선생에게서 받았던 편지 등 여러 증거물을 잃어버렸는데 자꾸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니 난감하다”며 “하지만 윤 선생이 살아 있을 때인 1992년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 윤 선생이 우리 가족을 북한에 보냈다는 사실을 밝혀내 공식발표했기 때문에 명예훼손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에서 부르면 언제라도 나가 당당히 조사받겠다”며 “하지만 윤 선생은 한때 내가 모셨고 또 존경했던 분이기 때문에 그 분의 딸을 상대로 맞고소를 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통영의 딸’ 사건은 경남 통영 출신으로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숙자(69)씨 모녀 구출운동에서 시작됐다. 신씨는 독일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1972년 한국 유학생이던 오씨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이들 가족은 1985년 북한으로 갔으나, 다음해 남편 오씨만 탈출해 현재 혼자서 한국에 살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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