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고등학교인 광주예술고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마친 일부 3학년 학생들에게 정시모집 실기시험에 대비해 학교 수업 대신에 학원 수업을 받는 것을 허용해, 광주시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광주시교육청은 22일 “광주예술고가 지난달 10일 수능을 치른 3학년 학생 172명 가운데서, 대입 정시모집에 지원할 120명에게는 학원에서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장학관·장학사 등 4명을 학교로 보내 교육과정 운영 실태를 조사중이다. 시교육청은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 120명의 출결사항 처리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예술대 입학 전형에서 실기시험이 70~80%를 차지하는데다, 음악 관련 학과는 정시모집에서만 선발하는 특성 때문에 전국 예술계 고교 28곳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이 실기시험 준비를 위한 학원 수강을 요구하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1982년 개교한 광주예술고는 국악, 한국화, 미술, 음악, 무용 등 5개 전공 교과에 3학년 학생 172명이 재학중이다. 이 가운데 수시 합격자는 47명이고, 취업 희망자가 5명, 정시 지원자가 120명이다.
이 학교 음악실은 개인연습실 37곳, 공통연습실 1곳뿐이어서, 입시 지원 학생들의 실기연습 공간이 인천·포항·부산에 견주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박정진 광주예술고 교장은 “대학입시의 당락을 실기시험이 좌우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결석을 불사하고라도 외부에서 시험준비를 하려 한다”며 “전국 예술고 상황도 비슷한 만큼 전국예술고협의회에서 논의해 정부에 대안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