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강정마을 공사현장에서 차량 진입을 막던 문정현 신부와 양윤모 감독 등 27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26일 “오전 8시10분부터 10시53분까지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관광미항) 건설공사 출입구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면서 공사차량 진출입을 막은 혐의(업무방해)로 주민 27명을 검거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한 이들을 서귀포서와 서부서 등 2개 경찰서에 분산해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집행유예 중인 사람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사안이 경미한 사람들은 석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체포된 인사 중에는 문정현·규현 신부 형제, 양 감독 등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펼쳐온 활동가들이 들어 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7시40께부터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출입구 앞에서 공사차량 진입을 막고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평화 100배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해군기지 공사에 설계오류가 있는데도 해군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해도 공사차량이 계속 출입해 출입구에서 팔짱을 끼고 연좌농성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해산을 요구했으나 불응하자 30분쯤 지난 오전 8시10분 강제진압에 나서 주민 김아무개(53)씨 등을 차례로 연행했다.
경찰의 해산작전으로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차량 통행은 재개됐지만, 공사 강행과 주민 연행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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