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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자살한 날도 동급생 일진이 샌드백 치듯 때려”
광주 중학생도 학교폭력 ‘희생’

등록 2011-12-30 15:33수정 2011-12-30 22:15

친구들 증언…평소 담배 앵벌이·상습폭력 시달려
학교쪽은 “사실 아니다” 파문 축소…방학 앞당겨
광주 중학생 학교 폭력 자살 의혹을 수사중인 광주북부경찰서는 30일 “숨진 ㅅ군의 옆반 동급생 ㅇ(14)군이 ㅅ군에게 8000원과 3000원씩 두 차례에 걸쳐 돈을 빼앗고 몇 차례 툭툭 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ㅇ군은 이날 경찰에서 “그냥 장난처럼 그랬는데 ㅅ군이 갑자기 자살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은 또 이날 ㅅ군 반 학생 38명을 모두 조사해 ㅇ군이 ㅅ군에게 2~3회 담배를 가져간 사실이 있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ㅇ군의 폭행이 ㅅ군 자살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찰은 ㅅ군의 담임교사를 상대로 지난 28일 ㅇ군에게 과도한 체벌을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ㅅ군의 동급생 ㄱ(14·2학년)군 등은 이날 “ㅅ군이 자살했던 28일 오전에도 교내 문제학생을 지칭하는 ‘일진’으로 행동해온 ㅇ군한테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날 2교시가 끝난 뒤 다른 반 아이(ㅇ군)가 와서 숨진 ㅅ군을 교실 뒤쪽으로 끌고 가 세워놓은 채 권투 영화처럼 샌드백 치듯이 두들겼다”며 “쓰러지면 일으켜 세워서 또 때렸다”고 주장했다.

ㅅ군은 지난 7월 말부터 ㅇ군한테서 집중적인 괴롭힘을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ㅅ군은 지난 8월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전자우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ㅅ군은 28일 ㅇ군의 또다른 괴롭힘 대상이었던 반 친구에게 “아빠 담배라도 좀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가 학교에서 발각됐다. ㅅ군은 28일 오후 5시께 교무실에서 꿇어앉아 있다가 오후 5시40분께 학교에서 나온 뒤 5시47분께 집 아파트에 도착해 옥상 계단이 있는 승강기 17층 버튼을 눌렀다. ㅅ군은 이튿날인 29일 오전 9시40분께 아파트 옥상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ㅅ군이 다니던 중학교 2학년 9개 학급에서 한 반에 2~5명씩이 폭력에 노출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ㅇ군은 3학년 일진 선배 2명과 함께 학생들에게 담배를 구해오라고 ‘앵벌이’를 강요하고 이를 어길 경우 한 개비당 500원씩 갈취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군은 부모가 이혼한 뒤 할머니·아버지와 살다가 가출해, 한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에서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쪽이 ㅇ군의 폭력 행위를 알고도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ㅅ군의 친구들은 지난 29일 밤 장례식장을 찾아가 ㅅ군의 아버지(45)에게 교사 20여명을 빈소 밖으로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한 뒤 ㅅ군이 폭력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학생들은 “29일 인터넷에서 친구가 성적 비관으로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학교 쪽이 30일로 예정된 겨울방학식을 하루 앞당긴 것도 입막음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교 쪽은 “ㅇ군은 28일 하루 종일 복도에서 벌을 섰기 때문에 그날 ㅅ군을 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자살 사건으로 시끄러워 방학을 앞당겼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밝혔다.

ㅅ군의 아버지는 “학교 폭력을 은폐하기 위해 아이 죽음의 원인을 성적 비관으로 몰고 간 것은 아닌지 등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ㅅ군이 자살에 이른 원인을 성적 등 신상 문제, 교사의 가혹행위, 학교폭력 희생 등 세 갈래로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광주/정대하 안관옥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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