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송정역 일원화’ 확정
광주역 인근 동·북구 불만에
시, 뒤늦게 “일부는 진입해야”
국회 예산확보에 부처 ‘혼란’
현실화땐 운행시간 10분 늘어
광주역 인근 동·북구 불만에
시, 뒤늦게 “일부는 진입해야”
국회 예산확보에 부처 ‘혼란’
현실화땐 운행시간 10분 늘어
2014년에 개통하는 호남고속철도의 광주역 진입을 둘러싸고 지역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고속철도 광주권 정차역의 광주송정역 일원화를 당연한 일로 여겼던 시민들은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16일 “국회가 올해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애초 정부 예산에 없었던 ‘고속철도 광주역 연결선 사업비’ 50억원을 세웠다”며 “이를 계기로 광산구와 동·북구 등 두 지역의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광주북구갑)의 제안으로 이 사업비 일부가 확정되자 국토해양부는 혼란스런 반응을 보였다.
국토해양부는 다음달 용역비 1억원을 별도로 편성해 고속철도가 광주역에 진입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본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 기본조사엔 6~8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에서 타당성이 확인되면, 내년에 광주역 연결선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획재정부에서 벌이게 된다. 호남고속철도가 지나는 하남역 부근에서 분기해 기존 선로로 광주역에 진입하는 이 사업에는 1300억원이 들어간다. 이 사업이 이뤄지면 용산역~광주역 고속철도는 1시간43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역~광주송정역을 1시간33분에 주파하려던 계획에서 10분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앞서 국토해양부는 2006년 8월 호남고속철도 건설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고속철도의 광주권 정차역을 광주송정역으로 못박았다. 2010년 12월에는 광주송정역을 5000억원이 들어가는 복합환승센터 시범사업 장소로 선정했다. 광주시도 2010년까지 ‘1도시 1역’ 원칙에 동의해 일원화에 동의해왔다.
하지만 광주시는 지난해 9월 말 “광주송정역을 광주권 거점역으로 운영하되, 고속철도 일부 편수를 광주역까지 운행해야 한다”며 “기존 선로로 송정역~광주역을 운행하거나, 분기선을 설치해 하남역~광주역으로 진입하는 두가지 안을 검토해 달라”고 국토해양부에 의견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역 연결선 사업비 일부가 뒤늦게 반영되자 두 지역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광산구의회는 성명에서 “이 사업비는 ‘1도시 1역’ 원칙에 어긋나고, 복합환승센터 사업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며 “광주시의 원칙 없는 입장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북구의회는 “현재 고속철도 이용객의 60%가 광주역을 이용하는데 진입을 말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고속철도가 개통과 동시에 광주역에 진입해야 마땅하다”고 맞받았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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