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경찰조사 5차례 받아
“지켜주지 못해” 평소 자책
“지켜주지 못해” 평소 자책
같은 반 여고생이 투신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조사받던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일 오후 6시40분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14층에서 박아무개(17·고1)양이 뛰어내린 것을 이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박양은 지난달 2일 대전 내동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투신 자살한 송아무개(17)양과 같은 반 친구다.
박양은 숨진 송양 가족들이 ‘송양의 자살은 따돌림 때문’이라며 경찰과 교육당국에 재조사를 요구해 최근 학교와 경찰에서 5차례 조사받았다. 숨진 박양은 먼저 숨진 송양과 같은 반 친구이자 반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송양 가족이 학생 10여명을 조사해 달라고 요구해 지난달 학생들을 조사했으며, 이들이 송양을 따돌린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양은 반장이어서 학생 대표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조사에 앞서 여경이 박양과 대화하는 등 심리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주의를 기울였다”고 전했다.
박양 자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대전 둔산경찰서는 박양 부모와 친구, 담임 교사 등을 상대로 최근 박양의 행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양은 송양이 숨진 뒤 친구들에게 “송양을 지켜주지 못했다”고 말하며 괴로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정황 등으로 미뤄, 반장이던 박양이 친구였던 송양이 목숨을 끊자 충격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이날밤 11시부터 대책회의를 열고 학생들의 동요를 막기위한 대책 등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편, 송아무개양 사건은 지난달 2일 발생했으며, 지난달 중순 인터넷에 투신 직전 아파트 승강기 폐쇄회로에 찍힌 송양 영상과 함께 외사촌 오빠라고 신분을 밝힌 이가 ‘왕따’를 못견뎌 투신했다는 사연이 공개되면서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그뒤 인터넷에는 숨진 송양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진 동급생들의 사진과 블로그 주소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대전/송인걸 전진식 기자 igsong@hani.co.kr
대전/송인걸 전진식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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