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 송고마을 주민들이 지난 25일 짚으로 만든 오쟁이에 담긴 음식을 든 채 마을의 안녕을 빌고 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사람과 풍경
100여명 주민들 모두 참여
사물놀이·마당밟이 ‘풍성’
“좋은 것은 이어받아야 마땅”
100여명 주민들 모두 참여
사물놀이·마당밟이 ‘풍성’
“좋은 것은 이어받아야 마땅”
“당제를 지내면 무탈하고 어른들도 잘 지내시니까요.”
전남 여수시 남면 금오도 송고마을 김성일(43) 이장은 마을에서 100여년 넘도록 당제의 전통이 이어지는 이유를 묻자, “좋은 것이니까 이어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적 설 이튿날부터 꽹과리와 장구 등 사물놀이 악기를 들고 매구를 치는 어른들을 따라다녔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김 이장은 “깃발을 들고 매구팀을 따라 다니면서 음식도 얻어먹었다”고 말했다.
금오도의 마을 17곳 가운데 송고마을이 유일하게 원형에 가까운 당제와 풍어굿을 잇고 있다. 송고마을 당제는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 공동체 전통예술잔치’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여수매구진흥회, 여수삼동매구단, 시민예술단 개벽 등의 단체가 송고마을 당제를 전승하는 일에 함께 나섰다.
54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은 지난 24일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전등을 모두 껐다. 당주로 뽑힌 박명근(81)씨는 밤 11시에 홀로 밥이 든 솥을 들고 당집에 올라가 제를 지냈다. 당집엔 주민들이 미리 가져다 놓은 명태·밤·대추·은행·김 등 제물이 놓여 있었다. 술은 따로 올리지 않는다. 김 이장은 “당주는 밥솥을 들고 와 부인과 함께 나눠 먹는 것이 전통”이라고 말했다.
25일 오전 9시께 마을회관 앞엔 주민들이 각자 차려온 음식상 22개가 놓였다. 주민들은 바다를 향해 손을 모아 풍어와 마을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어굿을 올렸다. 주민과 예술단체 회원 등 15명으로 이뤄진 풍물팀은 마을 뒤 큰샘으로 가서 매구를 치며 샘굿을 했다. 주민들은 상에 놓인 음식 가운데 한두 가지씩을 오쟁이(짚풀로 만든 보따리)에 담은 뒤, 썰물 때에 맞춰 바다로 띄워보냈다. 매구패는 당주집과 이장집 등을 돌며 마당밟이를 한 뒤, 고깔모자와 소모품을 태우는 것으로 판굿을 끝냈다.
“앞으로 금오도 이웃 마을에서 풍물을 하는 분들과 함께 매구팀을 짜고 싶습니다.”
김 이장은 “2006년 귀향했을 때 당제 전통이 과거보다 많이 풀어져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 이장 등 40~60대 주민 5명은 여름철이면 여수지역사회연구소의 도움으로 사물놀이 강습을 받고 있다. 노령화되면서 악기 연주도 전승이 끊길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김 이장은 “북을 좀 배웠는데, 악기에 소질이 없어서 그냥 시늉만 낸다”며 “마을 어른들을 잘 모시면서 전통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