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앓던 아이들 사망
“잡귀 몰아낸다” 채찍
일주일 이상 금식기도
경찰, 상해치사 영장
“잡귀 몰아낸다” 채찍
일주일 이상 금식기도
경찰, 상해치사 영장
전남 보성군 보성읍에서 작은 교회를 꾸려가는 박아무개(43)씨와 부인 조아무개(34)씨는 지난 1일 밤 감기를 앓고 있던 세남매에게 ‘채찍’을 들었다. 이들은 성경 잠언 23장 13~14절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믿었다.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 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Sheol·무덤)에서 구원하리라.’
박씨 부부는 큰딸(10·초등3)과 각각 8살(초등1), 5살 난 아들 등 3남매를 허리띠와 파리채로 때렸다. 박씨 부부는 경찰에서 “아이들에게 잡귀가 붙어 있어서 몰아내기 위해 때렸다”고 진술했다. 고린도 후서 11장 24절에 ‘유대인들에게 40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라는 구절을 멋대로 해석해 39대씩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인 지난 2일까지 매질이 계속됐다.
전남 보성경찰서는 12일 감기에 걸린 자녀들을 치료하지 않고 굶게 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박씨 부부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숨진 아이들의 위 속에선 음식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조씨는 큰딸이 지난 1일 밤 10시께 숨졌고, 두 아들은 2일 새벽 5시와 저녁 7시에 각각 숨졌다고 진술했다. 첫째와 둘째 자녀의 몸에선 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박씨는 지난달 16일 감기 증세를 보이던 둘째 아들을 전남 화순의 한 소아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고, 다른 두 자녀에겐 종합감기약을 사 먹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 부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아이들의 병을 기도로 고치겠다며 금식기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아이들이 숨지기 전 일주일 이상 음식을 먹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 자녀들의 주검이 발견된 것은 지난 11일 오전 9시55분께였다. 아이들의 고모부 이아무개(55)씨는 조카들과 전화 통화가 되지 않자 교회를 찾아갔다가 조카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박씨 부부는 교회 방 안에서 세 자녀의 주검을 앞에 두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 부부의 막내딸(1)을 보호하고 있다.
박씨는 2009년 3월 월세 20만원에 1층짜리 단독주택을 얻어 교회를 열었지만, 신도는 노인 등 11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부터 전남 진도에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박씨는 신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목사 안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이끌었던 이 교회는 국내 기독교 5대 교파에 속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도 이 교회가 다른 교회와 분위기가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겨 잘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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