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경찰 “돈뺏고 날치기, 학생들 인정 각서 써”
학교쪽 “학생들 모두 부인…경찰이 무리한 수사”
학교쪽 “학생들 모두 부인…경찰이 무리한 수사”
경찰이 한 중학교에서 폭력·갈취 서클(조직) ‘일진회’를 적발했다고 발표했지만 학교와 학생들이 서클 존재를 부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 청주청남경찰서는 13일 오토바이 날치기를 시도하고, 학교에 일진회 서클을 만들어 1년 가까이 학생들을 때리고 금품을 빼앗아 온 혐의(상습공갈 등)로 ㅁ(15·중3)군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 학교 학생 16명을 ㅁ군과 함께 서클 활동을 한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ㅁ군은 지난달 18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한 피시방에서 같은 학교 후배 ㅎ(14·중2)군한테서 2만여원을 빼앗는 등 학교 후배들을 여러차례 때리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사고 있다. ㅁ군은 이달 초 오토바이로 날치기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혔으며, 조사 과정에서 학교폭력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ㅁ군 등은 지난해 봄 폭력서클 ‘○○중 일진 짱’을 만들어 활동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시달려온 ㅎ군은 약을 먹고 6~7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ㅁ군이 이런 사실을 스스로 밝혔고, 관여했던 학생들도 각서를 써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에 학교와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학교 정아무개 교사는 “지난 9일 오전 경찰 2명이 학교에 ‘○○○는 일진회임을 인정하며…’라는 글귀가 들어 있는 각서를 가지고 와 학생들에게 서명하게 했으나 모두 일진회 존재를 부인했으며, 학생들은 ‘일진회’ 관련 내용을 두줄로 그어 지운 뒤 이름·연락처만 적었다”고 밝혔다.
정 교사는 또 “경찰이 12일 오후 인근 다른 중학교로 관련 학생들을 불러 ‘청주 패밀리에 가입돼 있으며…’라고 적힌 또다른 각서를 제시하고 서명하게 하는 등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말했다. 조사를 받은 ㄱ군도 “경찰이 제시한 서클 이름은 처음 들었으며, 단 한번도 17명이 모인 적이 없다. 일진회는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ㅎ군의 담임교사는 “9~11월께 ㅎ군이 가정 불화로 고민하다 한꺼번에 진통제 5~13알을 먹었다고 밝혀 여러차례 상담 뒤 치료받게 했다”며 “상담 과정에서 학교폭력 관련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며, 13일 경찰 수사 발표 뒤에 다시 물었더니 ㅎ군이 ‘가정 불화’ 때문에 약을 먹었다고 얘기했는데 경찰이 이상하게 발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학교 교장, 학교운영위원장 등은 이날 오후 청남서를 찾아가 무리한 수사와 일방적 발표를 엄중 항의했다.
노병조 청남경찰서 수사과장은 “가해·피해 학생 진술을 토대로 신중하게 수사를 했는 데도 학교 쪽이 뒤늦게 이상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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