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노리고 관광객 납치…17일 가이드 긴급체포
지난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납치사건은 가이드 최아무개(33)씨와 현지 거주 한인, 필리핀 경찰관들이 공모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충남지방경찰청은 17일 가이드 최씨를 납치강도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최씨는 지난 11일 충남 천안에서 필리핀 관광에 나선 체육회 회원 12명의 가이드를 맡아 출국한 뒤, 지난 14일 ‘쇼핑 가자’며 ㄴ씨 등 4명을 데리고 숙소를 나와 범행에 가담한 현지 경찰관이 납치하도록 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납치 피해자 ㄴ씨가 범인들에게 입금한 몸값 2400만원은 피해자들이 풀려나던 무렵 인출됐으며, 최씨가 300만원, 필리핀 경찰관에게 570만원, ‘톰’이라는 50대 한국인이 600만원, 이아무개씨가 800만원 등을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마닐라 현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필리핀을 자주 왕래하면서 톰을 알고 지냈고, 톰이 현지 경찰관을 잘 아는 이씨와 공모해 금품을 노리고 관광객을 상대로 납치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씨는 경찰에서 “피해자 ㄴ씨 등을 톰 등에게 소개하고 대가를 받았을 뿐, 납치사건을 꾸미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경찰 당국에 범행에 가담한 이씨에 대한 조사와 톰이라는 한국인의 신원 및 조사를 의뢰했다”며 “몸값을 보낸 통장 명의인인 김아무개씨는 환치기 브로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경찰청은 이날 충남경찰청에 “범행에 가담한 경찰관 10명을 모두 검거해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받은 돈을 모두 돌려주겠다”고 밝혀왔다.
ㄴ씨 등 4명은 지난 14일 오전 10시20분께 필리핀 마닐라 ㄷ호텔 인근 한 쇼핑센터 앞에서 권총을 빼든 현지 경찰관들에게 납치됐다 몸값으로 2400만원을 건넨 뒤 6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납치 당시 경찰관들은 흰 봉지를 피해자 ㄱ씨 소지품에 넣고 ‘마약을 갖고 있다’며 연행하듯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 밤 귀국한 피해자들은 경찰에서 “톰이라는 한국인은 ‘몸값을 지불해야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하고 돈 입금 여부를 확인하는 구실을 했다”고 진술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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