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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MB “늦어지면 예산도 더 들어”
해군기지 공사 ‘속도전’ 치닫나

등록 2012-02-23 21:14

기자회견서 ‘강력추진’ 의지
크루즈선 논란은 언급 안해
시민단체 “주민 걱정 안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제주해군기지를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사를 내보이자, ‘해군기지 항만설계 오류’가 드러났는데도 정부가 사업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자꾸 늦어지면 예산도 더 많이 든다”고 말해, 정부와 해군이 해군기지 건설공사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제주해군기지를 “필수 요소”라며 ‘경제안보, 군사안보’를 한껏 강조했다. 미국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해군기지가 관광코스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제주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의 회견 전날 김황식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에 제주해군기지 관련 메모를 띄우면서 정부 태도는 예견됐다. 김 총리는 “15만t급 2척이 동시에 제주에 들어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지만, 일단 (기본협약서가) 체결된 이상 이를 이행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라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총리실이 주관한 기술검증위원회의 검토 결과 ‘15만t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점, 주민갈등 해소 방안 등과 관련해선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았다. 그는 2007년 12월 대선 때 대통령 당선인 공약으로 15만t급 크루즈 선석 건설을 약속한 바 있다. 15만t 크루즈선 2척의 동시 접안은, 2009년 4월 국방부·국토해양부·제주도 사이에 체결된 협약서에도 명문화돼 있다.

야권이 ‘해군기지 공사 중단과 원점 재검토’를 4·11 총선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19일 국방부 브리핑, 21일 총리 견해, 22일 대통령 발언이 이어짐에 따라 정부가 해군기지 건설을 총력체제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총리실은 국방부·국토해양부·해군·경찰청·해양경찰청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기지 관련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뒤 경찰청은 부임 2개월 된 김학철 서귀포경찰서장을 교체하고 이동민 제주청 생활안전과장을 신임 서귀포서장으로 발령했다. 서귀포서장은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여 사이 5명이 바뀌었다. 전임 서장들은 제주 출신이었으나, 이번 서장은 제주 밖 출신으로 강경 대처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해군기지 공사에 속도를 높일 경우 주민·시민단체 등과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시민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 어디에도 주민들을 걱정하고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지는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23일 오후 급히 총리실 등 중앙부처 방문에 나섰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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