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이사람] 63년만의 큰절에 “부친은 열혈 항일동지”

등록 2012-02-28 20:42

임경수(63·왼쪽)씨, 이상문(94·오른쪽·전 구례군수)씨
임경수(63·왼쪽)씨, 이상문(94·오른쪽·전 구례군수)씨
고려독립청년당 이상문씨 ‘동지 후손 만난 날’
“아버지를 꼭 닮았구먼. 그때 나하고 둘만 안경을 쓰고 있었거든….”

지난해 11월 고려독립청년당 활동으로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 7명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이상문(94·사진 오른쪽·전 구례군수)씨는 지난 26일 광주광역시 동림동 자택에서 고려독립청년당의 조직부장이었던 고 임헌근(1917~51)씨의 아들 임경수(63·왼쪽)씨가 올리는 큰절을 받았다.

이씨는 “(임헌근씨는) 의지가 강했고, 의리를 지킬 줄 아는 동지였다”며 “동갑으로 부산에서 훈련도 함께 받았고, 수송선에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회고했다.

“아버지 얼굴도 못 보고 자랐어요. 친척들한테서 ‘네 아버지가 굉장하셨던 분’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확하게는 몰랐지요.”

임씨는 “지난해 11월 아버지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아 건국포장을 받게 됐다는 통보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선친은 그가 두살 때인 51년 전쟁중에 서울 미아리에서 살다가 숨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상문 어르신의 끈질긴 노력으로 해방 66년 만에 아버지와 옛 동지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이제 아버지가 새로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상 떠난 임헌근씨 아들과 상봉
인니서 함께 싸우다 체포돼 옥고
‘사찰피해’ 김종익씨가 기록 번역

이씨는 42년 8월 부산을 출발해 인도네시아로 갔다. 남방(동남아시아·남태평양)에서 잡힌 연합군 포로를 감시하는 군무원(군속)으로 일했던 이씨는 44년 12월29일 결성된 비밀결사조직인 고려독립청년당에 가담했다. 경기도 파주 출신으로 조직을 주도한 이억관(가명 이활)이 총령을 맡았다. 10명의 군무원은 이날 ‘아시아의 강도, 제국주의 일본에 항거하는 폭탄아가 되라’는 강령이 적힌 선언문에 왼손 새끼손가락을 베어 뚝뚝 떨어지는 피로 서명한 뒤 ‘혈맹당원’이 됐다. 하지만 45년 1월 당원 3명이 일본 군인·군속 12명을 사살하고 자살한 ‘1차 암바라와 의거’로 비밀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 나머지 혈맹 동지들은 이 무렵 일본의 수송선을 탈취해 영국인 포로들과 함께 인도양으로 탈출하는 계획을 모의중이었다. 하지만 한 조선 군무원의 밀고로 체포돼 7~10년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르다가 47년 귀국했다.

이 자리에는 2010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폭로한 김종익(57)씨가 함께했다. 김씨는 이억관·임헌근·이상문 등 조선 청년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벌인 항일투쟁을 담은 <적도하 조선인의 반란>(우쓰미 아이코 씀)을 번역해 4월 중 출간할 예정이다. 김씨는 “책을 번역하면서 남방까지 끌려갔던 식민지 청년들의 심정을 헤아리며 울컥할 때가 많았다”며 “국가가 제구실을 못 할 때 국민들이 고통받는다는 사실에 국가가 개인에게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공천위-비대위 4시간 기싸움 끝에 ‘도로 한나라당’
새누리 ‘광우병 파동’ 농림부장관 정운천 공천
한명숙 “투신사건 송구” 사과
이동관 “내 시체 밟고 넘어라” 누리꾼 “축구화…”
‘해품달’ PD도 “파업 적극지지, 사쪽은 곡해 말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