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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수화통역사 없이 교과서 하나로 졸업장 땄죠”

등록 2012-02-29 08:52

중년 청각장애인 광주 대신고 졸업
방과후 생계 꾸리며 ‘늦깎이꿈’ 이뤄
“학교에 수화통역사가 없어 공부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졸업하게 돼 기쁩니다.”

최근 광주 대신고에서 2년 만에 6학기 속성과정을 마치고 고교 졸업장을 딴 청각장애인 김상완(46·사진 왼쪽)씨와 노윤철(56·오른쪽)씨는 28일 “앞으로 청각장애인 복지 발전을 위해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국농아인협회 광주광역시협회 서구지부 지부장으로, 노씨는 한국농아인협회 충청남도협회 협회장으로 재직하며 장애우 복지 활동에 관심을 가져왔다.

중학교만 졸업한 뒤 공장 노동 등을 해온 두 사람은 ‘늦깎이’ 학생으로 2년 동안 생계를 꾸리며 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마음이 즐거웠다. 이들은 학교에 함께 입학한 뒤 1t 화물차에 간이 조리시설을 갖추고 호떡과 와플, 어묵 등을 파는 생업을 계속해왔다. 학교 수업이 끝나는 대로 거리에 나가 일을 했고, 지역 축제장과 행사장을 쫓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수화와 어순이 너무나 다른 교과서 속의 우리말이 때때로 ‘외국어’처럼 느껴졌지만,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3월 고교 학력을 인정받은 대신고를 찾아갔다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시설이 부족하다”며 입학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한때 실의에 빠졌던 일(<한겨레> 2010년 3월25일치 12면)도 어느덧 지나간 추억이 돼 버렸다.

김씨는 “뒤늦게 학교의 입학을 허가받았을 때 참 기뻤다”며 “힘든 시간이 지나 졸업을 하게 되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부인과 결혼한 노씨는 “대학을 졸업한 장남(32)과 차남(30) 두 아들에게 좀 더 떳떳한 아버지로 설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이들은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더 많이 배우고 싶다”며 “또다시 힘겨운 공부가 시작되겠지만, 졸업식 때 교장 선생님의 말씀처럼 항상 희망을 가지고, 성실하게, 겸손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광주지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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