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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구럼비 해안 ‘준설 바지선’ 등장에 긴장

등록 2012-03-01 20:36

현장/ 정부 ‘해군기지 강행’ 발표 다음날 강정마을에선…
주민 등 30여명 방파제로…공사 여부에 촉각
“허가권 가진 도지사가 적극 나서야” 한목소리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한 다음날인 1일 오전 건설 현장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거리는 평일과 다름없이 차분했다. 마을은 대부분 주민들이 밭일을 나가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강정포구에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한밤중에 바다 준설작업을 위해 공사업체의 바지선이 해경정과 소형보트들의 호위를 받으며 인근 화순항에서 구럼비 해안 부근 오탁수 방지막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오탁수 방지막에서는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구럼비 해안으로 가는 길목에는 전경들이 지키고 있었다.

주민과 활동가 30여명은 이날 새벽 6시께부터 바지선이 보이자 ‘공사가 시작된 게 아니냐’며 긴장한 채 포구 방파제로 달려나왔다. 바지선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에는 전날 정부의 발표에 대한 착잡함과 평화를 지키겠다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오전 11시에는 언제나처럼 강정마을 사거리에 있는 ‘평화센터’에서 생명평화미사가 열렸고, 일부 신자들은 포구까지 걸어가 구럼비 해안과 바지선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틀 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를 꼬박 새웠다는 주민 김갑득(74)씨는 정부의 발표를 겨냥해 “정당성 있는 발표라야 정부를 신뢰할 수 있지, 어떻게 그런 식으로 발표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옆에 있던 윤상효 전 시의원은 “안보가 중요하다면 과거에 주민들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화순에 건설했어야 한다”며 “여러 마을을 떠보다가 강정에 건설하는 것이 안보 때문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점심식사도 포구 방파제에서 해결했다.

조경철 마을회 부회장은 “정부의 발표가 오히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줬을 것”이라며 “정부의 ‘강행 방침’이 반대운동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포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제주도가 준설허가권과 공유수면 매립 허가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도지사가 이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길거리에서 만난 한 70대 주민은 “게민 어떵 헐거라. 생각 안 해봐서”(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생각해보지 않았어)라며 발길을 재촉했다.

찬성 쪽의 한 주민은 “이제 찬반갈등과 마찰을 끝내야 한다”며 “정부 발표대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해군기지가 건설돼 강정이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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