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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럼비 폭파’ 눈앞…제주 강정 ‘폭풍전야’

등록 2012-03-05 20:48수정 2012-03-05 21:59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신부들이 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입구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서귀포/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신부들이 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입구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미사를 올리고 있다. 서귀포/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해군기지 공사업체, 발파 위한 구멍뚫기 작업
경찰력 증원…우근민 지사 등 공사보류 요청
지지단체 집회 예고…반대주민과 충돌 우려도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 강행 방침을 밝힌 가운데 본격적인 공사 재개의 신호탄이 될 강정마을 앞 구럼비 해안 발파 허가를 둘러싸고 제주섬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저항에 대비해 경찰력을 증원했고, 우근민 제주지사는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에 공사의 ‘일시보류’를 요청했다. 제주도의회가 공사 일시중단을 요구한 적은 있으나,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전제로 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수용해온 우 지사가 공사 보류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경찰청은 5일 해군기지 공사 관련 집회와 구럼비 발파에 대비해 제주에 다른 지방의 경찰 4개 중대가 더 파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에 증원된 외부 경찰력은 6개 중대 6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정철수 제주경찰청장은 이날 공사업체들이 지난 2일 구럼비 해안 발파를 위해 신청한 화약류 사용허가에 대해 “8일까지 심사숙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공사업체는 이미 구럼비 해안 바위에 발파용 화약을 장착할 구멍을 뚫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부 병력을 증원받은 제주 경찰은 구럼비 해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강정포구와 해군기지 공사장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앞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도 2일 제주를 방문해 해양경찰에 반대단체의 해상시위 등 업무방해 행위 등에 대한 엄정대처를 주문한 상태다.

구럼비 해안 발파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일촉즉발의 분위기다.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은 “강정마을에 경찰력이 증원 배치돼 분위기가 살벌하고 주민들의 신경도 많이 날카로워졌다”며 “주민들이 현재의 상황을 혼란스럽게 받아들이고 패닉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서귀포경찰서 앞에서 “구럼비 발파는 대국민테러”라며 발파허가 반려를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서경석 목사 등 보수인사들은 8일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건설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주민 및 활동가들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우 지사와 오충진 도의장, 김동완 새누리당 도당위원장, 김재윤 민주통합당 도당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진행을 일시 보류하고 제주도와 해군이 함께 공정한 검증을 하게 해 달라”고 정부와 해군에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과정 전반에 제주도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데도 배제됐다”며 “15만t급 크루즈선의 자유로운 입·출항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해군기지 위주의 사업이라는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절차”라고 주장했다.

강정마을회 등은 일단 제주도 등이 공사 일시보류를 요청함에 따라 정부의 반응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총리실·국방부·경찰 등 국가기구가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총동원된 가운데 제주도는 사실상 마지막 공을 정부에 넘긴 셈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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