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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전남목공예센터 ‘조각나는 소리’

등록 2012-03-05 21:07

10대 때 목기접시나 서한, 상 등 전통 목가구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 60여차례 수상 경력을 지닌 공예작가 추현(44·오른쪽)씨는 지난달 28일 “목공예센터가 취지와 달리 편백제품 판매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10대 때 목기접시나 서한, 상 등 전통 목가구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 60여차례 수상 경력을 지닌 공예작가 추현(44·오른쪽)씨는 지난달 28일 “목공예센터가 취지와 달리 편백제품 판매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입주공방들 “도, 무상임대 등 약속 뒤집어” 반발
“군서 직영공방까지 설치…홍보관엔 편백제품만”
다른 제품은 판매 소외…군 “약속위반 안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쌓아두면 뭣할 것입니까?”

전남 장흥군 장흥읍 전남도목공예센터 입주 공방 대표 추현(44)씨는 지난달 28일 수십개의 목기접시를 들어 보이며 “작품을 만들어도 판매할 곳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010년 12월 목공예센터 개원에 맞춰 3년 임대 계약을 맺고 입주한 공방업체 대표 5명 중 1명이다. 또다른 입주 공방 대표 이동현(62)씨도 이날 “목공예센터를 통해 남도 목공예 문화를 창달하겠다는 애초 취지가 사라져 버렸다”고 말했다.

목공예센터엔 국·도비 등 70억원이 투입해 지은 억불대와 임올대 등 건물 2동이 있다. 도비(16억5천만원)와 국비(3억5천만원)가 투입된 억불대(총 40억원)는 공방과 교육·체험실을, 산림청 지원을 받아 지은 임올대(총 30억원)는 판매·홍보를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당시 개원 축사를 통해 “러시아의 나무 인형인 마트료시카처럼 전남을 대표하는 목공예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임올대의 홍보전시관엔 입주 공방 5곳 중 1곳에서 생산된 편백 제품만 판매되고 있었다. 추씨는 “군에 문제를 제기하자 지난해 9월 출입구 화장실 앞에 공방 3곳을 위한 판매대를 만들었지만, 4개월 만에 판매원 지원이 끊겨 판매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홍보전시관 판매관 조성에 들어간 비용을 추씨 등 3명에게 분담하라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억불대 2층 교육·체험장엔 직영공방 직원들을 위한 숙소가 들어서 있었다. 추씨는 “전통 소가구 교육프로그램을 위해 교육장을 사용하려고 해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입주 공방 업체에 교육장을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해명했다. 추씨 등 2명은 “군에서 입주 공방 옆에 직영공방을 설립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민간 영역을 침범하는 것으로, 행정안전부 자치단체 경영수익사업 지침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군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수익 사업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장흥군은 추씨 등 2명이 올해치 임대료 선납금을 기한 안에 내지 않았다며 계약해지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추씨는 “도에서 공방 입주 업체를 모집하면서 3년 무상임대와 숙소 제공 등을 제안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입주 공방 5곳 중 1곳은 최근 임대를 포기하고 떠났다. 도 관계자는 “입주공방 모집 때 공방 무상 임대 등을 약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공유재산관리법상 무료 임대는 어렵다”며 “선납금을 내지 않은 공방 2곳에 대해 청문 절차 결과를 토대로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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