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경기도의회 제안’ 수용…현재는 신병만 교육
경기도의회가 주한미군이 저지르는 성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소파) 개정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경기도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 모두에게 성 인지력 향상 교육을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미군 쪽도 이 제안을 받아들여, 신병 중심으로 이뤄지던 주한미군의 성범죄 예방교육을 곧 모든 장병에게 확대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성인지력 향상교육은 남성과 여성의 차이와 특성 등을 가르쳐 성매매, 성폭행 등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6일 열린 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에서 ‘불평등한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 개정 촉구 건의안’을 통과시켰다고 8일 밝혔다. 건의안은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도의회는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 개정을 통해 △대한민국이 1차적 재판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을 것 △조건 없이 모든 주한미군 범죄 피의자를 체포·구금·인도할 것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을 보면, 현행범이 아닌 미군 범죄 혐의자는 검찰이 기소한 뒤에야 한국 수사기관으로 인도된다. 지난해 9월 경기도 동두천에서 일어난 미군 제2사단 소속 미군의 한국 여학생(당시 16살) 성폭행 사건 당시 경찰은 이 미군 병사로부터 범죄 사실을 자백받고도 소파 규정에 따라 불구속 처리하고 부대로 돌려보내 논란이 됐다.
대표 발의한 김유임(민주통합당) 경기도의원은 “대한민국의 수사권, 사법권, 재판권이 침해받는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의 개정 없이는 주한미군 범죄의 근절과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도의회는 이와 함께 경기도에 미군 성범죄 사건 접수창구 마련과 담당공무원 배치, 피해자 보호시설 마련, 경기도내 주둔 미군 대상 성교육 실시 등 피해자 보호대책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경기도 군관협력담당관실은 “모든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와 성 인지력 향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미 2사단과 협의중”이라며 “미군 쪽도 관련교육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범죄는 2006년 이후 해마다 평균 260건이 발생했으나 최근 6년 동안 범죄를 저지른 미군 1463명 중 구속된 미군은 2명에 불과하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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