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 ‘맞장카페’에 싸움 신청자가 싸움 대결에 응한다고 보낸 문자 메시지.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경찰, 7곳 폐쇄·8명 조사
대결주선뒤 동영상찍고
돈 뺏는 법 전수 홍보도
회원 72%가 초중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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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쳐, 항복해. (항복)사인 보내!”
지난달 4일 밤 11시께 경기도 부천시 송정공원에서 중학생 2명의 싸움을 지켜보던 10대 5명이 소리를 질렀다. 충남에서 올라온 박아무개(15·중3)군과 인천 출신 최아무개(15·중3)군은 인터넷의 이른바 ‘맞짱 카페’를 통해 대결이 성사돼 이날 실제 싸움을 했다. 박군 등은 ‘빵·찐·탈’이라는 카페 ‘파이터’란에 대결을 신청한 뒤 댓글로 욕설을 주고 받다가 이날 직접 만나 치고 받았다. 이들은 1라운드에서 승패가 갈린 뒤에도 장소를 옮겨 다시 3분여 동안 2라운드 싸움을 벌였다. 백아무개(18·고교 중퇴)군 등 2명은 지난해 9월 맞짱 카페를 개설해 “전국 싸우고 싶은 사람, 돈 걸고 싶은 사람…번호 남겨주시고 모임 따로 모집중”이라는 글을 올린 뒤, 박군 등 2명의 대결 날짜와 장소 등을 주선하고,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4일 싸움 기술이나 술 담배를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싸움을 주선한 카페 운영자 2명과 카페를 통해 싸움을 한 혐의로 6명의 청소년을 적발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싸움’과 ‘맞짱’ 등의 단어로 인터넷 카페를 검색해 5969개의 카페를 적발한 뒤, 이 가운데 학교 폭력과 관계있는 7개는 폐쇄했다. 경찰이 청소년들의 싸움 카페를 단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카페에 가입한 회원 2483명 가운데는 중·고생이 1625명(65%)으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생도 175명(7%)이나 됐다.
‘파이터클럽’, ‘맞짱카페’ ‘대한민국 일진’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카페는 ‘싸움 노하우’, ‘삥(금품) 뜯는 방법’ 등을 알려주거나, ‘싸움은 실전이 도움된다’며 폭력을 조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 회원들은 “맞을 때의 두려움이 있는 분은 그걸 극복하라. 찐따 되기 싫으면 용기를 가지라”는 등의 싸움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싸움으로 서열을 가리는 10대 ‘일진 문화’ 영향으로 대구 한 중학생(13)은 싸움 카페에서 기술을 키운 뒤 또래 친구에게 싸움을 건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카페 운영자나 서로 폭력을 휘두른 청소년 등 8명에 대해 상담치료와 봉사활동, 피해자·가해자간 화해 등의 선도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한 뒤 훈방할 계획이다. 국승인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주요 포털사들이 학교 폭력 관련 카페를 자체적으로 폐쇄하는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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