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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제주도 경고 무색…해군기지 공사 ‘막무가내’

등록 2012-03-26 20:39

검증회의 합의 ‘모르쇠’…해군, 어제도 9차례 발파
불법논란 바지선 운항 계속…범대위 ‘무기한 농성’
제주도가 국무총리실과 ‘국방부 단독(2차)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검증회의를 열기로 합의했으나, 해군은 구럼비 바위 폭파를 강행하고 있다. 해군은 26일 새벽 화약 1t을 화순항에서 해상을 통해 구럼비 바위 해안으로 옮긴 뒤 오후 1시30부터 2시께까지 9차례 바위를 폭파했다.

이와 함께 해군기지 공사업체 가운데 하나인 삼성물산은 이날 아침 7시께 제주군사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에 의해 고발된 바지선을 이용해 케이슨(방파제 축조용 구조물)을 화순항에서 구럼비 바위 앞바다까지 옮긴 뒤 오후 1시20분께 바닷속으로 투하했다.

범도민대책위는 지난 21일 삼성물산과 바지선 선장 등을 선박안전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23일에는 주민들이 운항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해군 쪽은 바지선을 이용해 케이슨 이송 등 해상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공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2차 시뮬레이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지난 23일 입장을 바꿔 총리실과 ‘2차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검증회의에 합의해 해군의 공사 중지를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구럼비 바위 폭파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25일 입장을 발표하고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가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회의에 합의했는데도 해군이 협력해주지 않은 데 따른 책임은 해군이 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하지만 해군은 이마저도 무시한 채 26일에도 발파를 계속했다.

이런 해군의 행태는 구럼비 바위 폭파를 통해 해군기지 건설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제주대 한 교수는 “정부와 군이 국가안보사업을 추진하면서 광역자치단체와 지역사회의 의견을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한 적은 없다”며 “되돌릴 수 없는 없는 상황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정마을회와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제주도가 2차 시뮬레이션 결과 검증팀에 참여를 요청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하고, 우근민 지사에게 공유수면 매립면허 승인을 취소할 것 등을 요구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무기한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 및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제주시 읍·면·동 대책위원회’도 이날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생명평화촛불 운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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