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재단 용역보고회 “피해자 절반 외상후 스트레스”
자살자만 42명…시범프로그램서 분노조절 등 효과
자살자만 42명…시범프로그램서 분노조절 등 효과
5·18 민중항쟁 피해자들의 정신적 상처와 정서적 장애를 치유하기 위한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 설립이 구체화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27일 저녁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교육관에서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위한 용역 보고회를 열어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실태, 치유모임 운영, 센터 설립 방안 등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재단은 평화박물관 쪽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동안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위한 기초 연구, 지난해 10~12월 3개월 동안 5·18 피해자 7명의 트라우마 치유모임 프로그램을 각각 진행해왔다.
보고회에서 평화박물관(연구책임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쪽은 5·18 피해자의 55.8%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 중 중증이 40.1%에 이르렀다고 선행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다른 사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유병률은 자동차 사고자가 12%, 전쟁 생존 병사가 15%로 나타났다.
또 5·18 상이 후 자살자 비율은 10.4%로 일반인의 500배에 이른다는 조사도 보고했다. 유족회 자료를 보면 5·18 피해자 중 1980~2011년 자살자는 모두 42명이고, 평균 나이는 47살이었다. 80년대에는 25명, 90년대는 3명, 2000년 이후 12명으로 최근 빈도가 다시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가는 신체적 피해를 보상한 뒤 정신적 피해의 지원과 보호 대책은 세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아직도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치료와 재활, 복지를 제공할 트라우마센터를 서둘러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시아 14개국 33곳, 아프리카 15개국 22곳에서 운영중인 국가폭력 트라우마센터의 사례도 소개됐다.
평화박물관 쪽은 트마우마센터의 규모를 상근 인력과 한 해 예산을 기준으로 기본형(25명에 15억원), 확대형(40명에 21억원), 축소형(12명에 8억원) 등 3개 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5·18 피해자 7명을 대상으로 10주 동안 진행한 치유모임 프로그램이 분노를 조절하고 상실감을 줄이는 등 과거의 상처를 수용하고 일상의 평화를 되찾게 하는 효과를 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의 광역정신보건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비 135억원이 지원되자 △정신보건센터 △자살예방센터 △트라우마센터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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