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경찰청에 적발된 광주광역시내 불법 문신 시술업소 10곳이 청소년 등을 상대로 시술한 문신(타투)의 문양은 잉어, 일본 도깨비, 용, 미인도, 글씨 등 다양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청소년에게 고액 받고 문신 시술한 김아무개씨 등 불구속 입건
치킨 배달하며 번 돈으로 문신한 청소년 “강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치킨 배달하며 번 돈으로 문신한 청소년 “강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이아무개(19·고3)군은 지난해 7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문신 시술업소를 찾아갔다. 이군은 불법업체인 이곳에서 어깨와 등에 ‘일본 도깨비(한야)’ 문신을 새겼다. “문신을 통해 강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4개월 동안 치킨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과 용돈으로 150만원의 시술 비용을 지불했다. 가정과 학교에서 별 말썽을 부리지 않았던 이군은 그동안 부모에게 문신을 했다는 사실을 숨겨왔다.
광주지방경찰청은 29일 고액의 시술료를 받고 청소년들에게 불법으로 문신(타투)을 시술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로 김아무개(37)씨 등 불법 문신 시술업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2010~2011년 광주의 도심에 버젓이 불법 문신 시술업소를 차려놓고 인터넷에 블로그를 운영하며 남녀 고교에 재학중인 이군 등 12명을 상대로 잉어·일본도깨비·용·미인도 등을 시술한 뒤 10만~35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ㄱ업소는 2011년 5월께 불법 문신시술로 입건돼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은 뒤에도 장소를 옮겨 버젓이 영업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ㄴ업소는 문신을 하는 기계를 이용해 1건당 5만원을 받고 반영구 눈썹 문신을 해주는 영업도 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ㄷ업소는 간판 등을 내걸지 않고 인터넷 광고를 보고 찾아온 고객들을 원룸에서 은밀하게 문신 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조폭의 상징인 문신을 10대들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여학생(당시 고2) 2명은 지난해 7월 ㄴ업소를 찾아 14만원을 주고 연예인 광고 문신을 보고 팔 부위에 ‘레터링’(글자 모양을 문신하는 것)을 시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관은 “일부 연예인들이 타투를 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10대들 가운데엔 타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거나 일부 갈취를 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이 가족과 상의도 없이 타투 시술을 받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현길 광주경찰청 수사2계 경감은 “타투 시술을 한 뒤 여름에도 집에서 긴팔을 입고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수사 과정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타투 문신을 보고 경악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타투를 받은 뒤 색소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사례도 나타났다. 외국에선 무허가 업소에서 문신 시술을 받다가 수퍼박테리아나, 에이즈(HIV)·C형 간염 등의 감염 사례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타투를 지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피부과 전문의 심삼식씨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 불법 시술한 문신의 경우 시술 과정에서 감염될 위험이 높다”며 “손바닥만한 크기의 문신은 제거하려면 한달 간격으로 10회는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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