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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3 영혼이여, 실컷 울엉갑서”

등록 2012-04-02 20:15

문예회관 대극장서 전야제…진혼무·시낭송 열려
행사 참석하려던 일본인 입국거부에 관련단체 반발
“님 가시는 길은/ 낮엔 내난(연기나는) 집 향기 맡으며/ 밤엔 불싼(불이 켜진) 곳을 더듬어 찾아가는/ 저승가는 길, 이승이 끝나는 지점/…/ 미여지벵뒤 가시낭(가시나무)에 버려두고 간 슬픔의 무게/ 당신의 피묻은 혼적삼, 진녹색 저고리와 연반물 치마/ 4·3에 죽은 누이의 혼적삼을 걷으며 고하노니/ 영혼이여, 오늘은 실컷 울엉갑서.”(문무병 시인의 시 ‘미여지벵뒤’ 중에서)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의 묵직한 목소리가 제주도 문예회관 대극장을 울렸다. 2일 저녁 6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64주년 제주4·3 전야제 ‘그해 여름처럼, 바람이 분다’ 행사가 유족과 시민이 대극장을 메운 가운데 진행됐다.

제주민예총이 주관한 이 행사는 역사의 ‘집줄놓기’로 시작돼, ‘진실찾기’로 결론을 내렸다. 1부 ‘그해-역사 집줄놓기의 서’에서는 풍물굿패 신나락이 출연해 ‘평화의 섬’ 제주도가 처한 위기를 보여줬다. 2부 ‘여름-뜨거운 만남, 아름다운 이별’에서는 공연과 시낭송, 진혼무 등을 통해 제주의 신화에 등장하는 이승과 저승 사이에 인간이 인연의 끈을 내려놓는 마지막 장소인 ‘미여지벵뒤’(넓디 너른 평지)에서의 아름다운 이별을 은유적으로 연출했다. 3부 ‘역사 진실찾기의 본’에서는 4·3 영령들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날 전야제 및 위령제 행사 참석을 위해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일본 오키나와의 ‘제주4·3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임’ 회장인 유타카 우미세토의 입국이 거부돼 4·3관련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유타카 우미세토는 이날 전야제에서 자신이 직접 지은 4·3 노래를 부를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이날 전야제에는 제주지역 총선 후보들도 찾아 공연을 관람하고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4·3표심잡기’에 열중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회장은 “제2의 4·3으로 불리는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강정주민들과 도민들에게 상처를 안겨주고 있으며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4·3에서 평화로’라는 화두가 이뤄지지 않는 한 4·3은 미완의 역사적 과제”라고 말했다.

앞서 1일에는 제주시청 주변에서 4·3 사진의 거리전시회가 열렸고, 4·3도민연대가 마련한 4·3해원방사탑제도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렸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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