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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고양시 ‘무용지물’ 아이스링크에 230억 낭비

등록 2012-04-02 23:04

2008년 타당성조사 없이 체육관 설계 변경
한차례도 사용않고 지난해부터 농구경기 전용
경기 고양시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앞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거의 없는 아이스링크 기능을 고양실내체육관에 추가 설치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도 않고 설계를 변경해 233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산서구 대화동에 연면적 3만9371㎡·관람석 6988석 규모로 지난해 7월 개장한 고양실내체육관은 애초 679억원의 공사비가 책정됐지만, 912억원의 건립비용이 들었다. 선수대기실, 장비대여실 등 빙상경기장 기능이 추가되면서 공사비가 233억원가량 늘어났다.

2일 경기도가 지난해말 작성한‘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보면, 강현석 전 고양시장은 2008년 7월 ‘고양실내체육관에 빙상경기장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진종설 고양시 빙상연맹 회장의 요구를 받고, “빙상경기장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라”고 고양시 공사과에 지시했다. 그가 이 지시를 했을 때는 이미 고양실내체육관 건립공사의 타당성조사와 실시설계를 끝낸 상태였다. 이때까지는 아이스링크 기능 설치는 ‘빙상수요가 없고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검토되지 않았던 것으로 감사 결과 밝혀졌다. 강 전 시장의 지시를 받은 고양시 공사과도 “추가 공사비를 확보하는데 의회의 동의가 어렵고, 아이스링크 설치 운영에 따른 예산낭비 우려가 있다”는 반대 의견을 보고했다.

고양시는 아이스링크 기능을 설치하려면 관련 법규에 따라 타당성조사를 다시 해야 하지만, ‘2011년 전국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이를 무시했다. 경기도는 타당성조사 등 업무 소홀의 책임을 물어 고양시 공무원 5명을 법적 징계가 아닌 ‘훈계’조처에 그쳤다. 장제환 고양시의원은 “타당성 조사 등 객관적 검토 없이 200억원이 넘는 혈세를 헛되이 쓰고도 갑자기 설계변경 지시를 내린 전임 시장의 책임은 묻지도 못하고 공무원 5명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며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전 시장은 4·11총선에서 일산동구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고양시는 지난해 6월 오리온스 프로농구단과 ‘보조경기장은 구단이 연중 사용하고, 주경기장은 프로농구 시즌인 10~4월까지 사용한다’는 내용의 연고지 협약을 맺었다. 연고지를 정한 프로농구단이 체육관을 농구장으로 연중 사용하기 때문에 빙상경기장으로 전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평소 마루바닥이 깔린 고양실내체육관을 빙상경기장으로 전환하려면 체육관 지상층의 주경기장과 지하층의 보조경기장 바닥의 마루를 뜯어내고 제빙작업 등 37일의 공사기간이 필요하다.

강 전 시장은 이에 대해 “당시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대규모 아이스링크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 설계변경을 했으며, 타당성조사를 다시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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