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이번엔 ‘치적쌓기용 투자유치’ 도마

18억원 지원한 솔렌시스, 1년여만에 폐업 위기
“허술한 검증에 공무원 투자 의혹도” 비판 봇물

광주시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수십억원을 밀어준 솔렌시스㈜가 1년여 만에 몰락하면서 치적쌓기용 투자유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광주시의회와 참여자치21은 임금 9억원을 체불하고, 전기료 4000만원을 체납하는 등 제품을 한번도 생산하지 못한 채 가동을 멈춘 솔렌시스에 자금을 지원한 경위를 따지고, 공무원이 투자까지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시의회 홍인화 의원은 30일 긴급 현안질문에서 “전형적인 깡통회사(페이퍼컴퍼니)인 솔렌시스에 지원금 18억5000여만원을 지원했으나 가동조차 못하는 참담한 결과가 돌아왔다”며 “전망이 좋았던 사업 초기에 상당수 공무원과 출연기관 임원들이 이 회사 주식에 투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따졌다.

앞서 서정성 의원도 “솔렌시스는 지식경제부의 ‘광역경제권 연계사업’ 대상업체 17곳에서도 제외됐고, 광주시의 추가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몰려 기업회생이 불투명하다”며 “투자유치 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참여자치21은 “광주시가 솔렌시스를 지원하는 과정에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며 “공무원과 관련기관 임원 등이 출자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내부의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으려고 했다면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변원섭 참여자치21 대표는 “강운태 시장이 세계 최고의 원천 기술을 가졌다고 공석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하는 바람에 검증이 무디어졌다”며 “시장이 아니라 시민을 보고 투자유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에 쓰이는 터치센서 패널을 생산하는 솔렌시스는 2010년 8월 광주시와 투자의향서를 맺고 같은 해 12월 86억원을 들여 광주첨단산업단지에 1공장을 준공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광산업집적화단지 5131㎡를 한해 ㎡당 1514원라는 파격적인 임대료로 빌려줬다. 일반 기업이 ㎡당 7568원을 내는 데 견줘 5분의 1 수준인 파격적인 혜택이었다. 이어 △구조고도화자금 10억원 △광역경제권연계협력사업비 4억원 △경영안정자금 3억원 △설비투자보조금 1억5000여만원 등 18억5000여만원을 지원·융자하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솔렌시스는 지난해 8월 이후 전기료 4000만원을 한전에 내지 못하고, 종업원 60명의 5개월치 임금 9억원을 체불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 연구비로 임금을 주었다가 광주지검에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쪽은 “지원한 18억5000여만원 중 융자한 13억원 회수가 가능하다”며 “기술력이 있는 만큼 위탁경영하거나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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