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재임때 지출·사용내역 제대로 안남겨
시민단체 “U대회 재도전 유치경비 유용 등 의심”
횡령·뇌물 등 혐의 고발…‘외상결제’ 소송에 들통
시민단체 “U대회 재도전 유치경비 유용 등 의심”
횡령·뇌물 등 혐의 고발…‘외상결제’ 소송에 들통
박광태 전 광주시장이 재임 동안 백화점 상품권 26억원어치를 사들여 각계 인사들한테 전달한 혐의(업무상 횡령과 뇌물공여 등)로 검찰에 고발을 당했다.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은 2일 “박 전 시장이 2004~2010년 7년 동안 백화점 상품권 26억원어치를 구입해 썼지만 지출결의나 사용내역을 제대로 남기지 않았다”며 업무상 횡령, 뇌물공여, 공문서 위조와 행사 등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했다.
이 단체는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2003~2007년 5년 동안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는 상품권 구입비가 한해 3000만원 안팎인 1억5000만원이었다”며 “한 백화점의 민사소송에서 2004~2010년 이곳에서 사들인 상품권만 26억원어치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황당했다”고 개탄했다.
이 단체는 “광주시가 작성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죄다 허위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광주시가 ‘2013년 유니버시아드’ 유치에 실패하고 재도전에 나선 2008년 이후 3년 동안 상품권 20억여원어치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대목은 유치 경비를 빼돌리지 않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상품권 대량 구매를 둘러싼 의혹은 한 백화점이 최근 상품권 5억원어치를 외상으로 받아간 광주시가 이를 결제하지 않는다고 외상 대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백화점 쪽은 “업무추진비를 담당했던 공무원 이아무개(47)씨의 형이 2004~2010년 다달이 시 법인카드 5~10장을 가져와 10만원짜리 상품권을 사가곤 했다”며 “2008 이후에 규모가 커지면서 외상거래가 이뤄지고 구매총액 26억원 중 외상대금이 5억원에 이르렀지만 2년째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광주시는 “박 전 시장 재임 때 상품권 21억원어치를 사들여 주요 인사들한테 전달했으나 외상대금 5억원이 있는지는 몰랐다”며 “담당 공무원의 형이 민사소송 과정에서 5억원을 현금화해 개인적으로 썼다는 진술을 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박 전 시장은 2010년 업무추진비로 3100만원어치의 화환과 선물을 유권자들한테 돌리는 등 기부행위를 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상석 이 단체 사무처장은 “규정상 2008년부터 업무추진비 카드로는 상품권을 구입할 수 없다”며 “실·국·사업소 법인카드까지 동원해 상품권을 사서 어디에 썼는지, 진짜로 외상거래까지 했는지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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