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의회 예산 삭감 불구 ‘제2 동상’ 건립 강행
전문가들 “충무공과 힘 모아 싸우던 이들 알려야”
전문가들 “충무공과 힘 모아 싸우던 이들 알려야”
전남 여수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 건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이순신 광장과 가까운 중앙동 로터리에 이순신 동상(전체 높이 13.9m)을 기부받아 건립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시는 지난 3월 시의회에서 “자산공원에도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다”며 예산(9억원)을 삭감하자, 최근 충무공 동상을 건립해 기부 채납하겠다는 한 독지가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수시는 2007~2010년 중앙동 해변에 이순신 광장을 조성하는 등 여수와 이순신 장군의 역사적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각종 사업을 펼쳐왔다. 2009년부터 44억원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호(426t급 규모)를 지난달부터 운행하기 시작한 것도 ‘충무공 역사·문화 관광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역사문화 유적을 전남 동부권 일대로 확대해 발굴·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엇보다 7년의 전쟁 중 ‘최후의 전투’가 벌어졌던 순천시 해룡면에 있는 ‘왜교성’을 복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수군들이 배를 만들었던 낙안(현재 순천시)과 보성의 선소들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조원래 순천대 교수(사학과)는 “순천 왜교성은 조선과 명나라, 일본 동아시아 3국의 육군과 수군의 싸움이 두달 동안 전개돼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라며 “왜교성은 현실적으로도 복원이 가능하고,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사성이 있는 충무공 유적지를 재조명하고, 전라도 민초의 항쟁사를 발굴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여수시 덕충동 충민사는 정유재란 이후 선조의 명에 따라 전쟁 이후 가장 먼저 충무공을 기리기 위한 사당으로 건립됐지만, 역사적 의미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충무공의 부하들이 충무공이 세상을 뜬 지 6년 후인 1603년 눈물을 흘리며 세웠다는 ‘타루비’(墮淚碑)도 마찬가지다. 조원래 교수는 “이순신 장군과 순천부, 광양·흥양(고흥)현, 보성·낙안의 민초들이 전라좌수영 일원으로 충무공과 힘을 모아 어떻게 싸웠는지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일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소장도 “이순신 장군 동상이나 거북선으로 충무공의 역사적 상징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다른 지역이 선점해 버린 상태”라며 “전라좌수영 성을 복원하는 사업이나 민초들의 항전의 역사를 민중사적으로 조명하는 등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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