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석상서 사라진지 4년 만에 복권
‘32돌맞이’ 민주올레·공연 등 행사 마련
‘32돌맞이’ 민주올레·공연 등 행사 마련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정부 기념식장의 공식 식순에서 사라진 지 4년 만에 다시 울려 퍼진다. 국가보훈처는 8일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민주화운동 32주년 기념식 때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순서를 넣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는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기념일 행사 때는 식순에 공식적인 기념 노래를 넣어왔다”며 “‘님을 위한 행진곡’이 공식 기념 노래는 아니지만, 광주 시민들이 1980년 이후 줄곧 불러왔고 5월 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장재욱 국가보훈처 기념사업과장은 “광주 시민들의 바람을 반영해 기념공연 안에 이 노래를 부르는 순서를 마련한다”며 “다만 참석자의 제창으로 할지, 합창단의 합창으로 할지 등 노래 방식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님을 위한 행진곡’은 2009~2011년 “대정부 투쟁의식을 불어넣는다”는 이유로 기념식에서 사라졌다가 4년 만에 복권됐다.
올해로 32돌을 맞는 5·18 민중항쟁의 주제는 ‘오월의 바람아, 다시 세상을 깨워라’다. 광주시·광주시교육청·5·18민중항쟁 32주년 기념행사위 등은 이날 광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8이 한 세대가 지나고 제도화·의례화하면서 숭고한 정신이 희미해져 가고, 일부에선 5월에 부담과 피로마저 느끼고 있다. 안타까움에 머물러 있지만 말고 ‘80년 광주’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나눔을 실천해 5월 공동체를 되살리자”며 동참을 호소했다.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5·18기념일에 국기 달기 △흰옷·검은옷을 입고 추모하기 △기관·학교·단체가 점심을 주먹밥으로 먹고 차액을 기부하기 △금남로의 헌혈 릴레이에 동참하기 등을 제안했다. 기념행사위는 12일부터 민주올레 참가자를 모집해 옛 전남도청, 5·18묘지, 상무대 영창 등 사적지를 답사한다. 또 26일까지 민들레소극장에선 5월극 <일어서는 사람들>과 <마중> 등이 공연된다. 5·18기념재단은 31일까지 누리집에 온라인 전시관을 열어 5월의 왜곡과 역사적 진실을 방문자에게 전달한다. 나간채 기념행사위원장은 “‘참여와 연대’를 기조로 시민 밀착형 50여개 행사를 준비했다”며 “마을로 시민을 찾아가고 청소년이 5월을 체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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