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시장은 창원으로 김두관 지사는 광주로…
“상생교류 소통” 긍정론에 “지나친 정치행보” 비판도
“상생교류 소통” 긍정론에 “지나친 정치행보” 비판도
14일 강운태 광주시장과 김두관 경남지사는 두 지역의 중간인 전남 광양에서 만나 점심을 먹는다. 두 사람은 점심때 지방은행의 일괄 매각을 반대하고 경전선 전철화를 서두르자는 등 공동 현안을 의논한다. 이어 강 시장은 창원으로, 김 지사는 광주로 달려가 공무원들에게 교차 특강을 한다. 대선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는 지난해 10월 인천을 찾은 뒤 이번에 광주에선 ‘약무호남, 시무민주주의’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인천·대구를 방문했던 강 시장은 이날 ‘광주 경남 그리고 대한민국’을 주제로 강연하고 다음달 충남을 찾아간다.
올해 들어 전국 시·도지사의 ‘교차 특강’이 활발하다. 지난해 5월 김문수 경기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시동을 걸었던 교차 특강은 2년새 18차례 이어졌고, 7월까지 3차례 더 열릴 계획이다. 이 특강은 상당수 시·도지사가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 꼽히는 정치구도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인천·경기 등 수도권 단체장들의 출강이 잦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충남·경남·광주·제주를 찾아갔고, 6월엔 전남에서 특강한다. 그는 기초자치단체로까지 확대해 군산·부천도 방문했다. 인천시 공무원은 “처음엔 ‘시·도지사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뜨악했지만, 강연이 끝날 때는 기립박수를 칠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김문수 경기지사는 일찌감치 충남·인천을 찾아 ‘자치와 분권으로 통일강대국을 만들자’는 지론을 폈다. 민주당의 차세대 얼굴로 알려진 안희정 충남지사는 경기·충북·인천·대전을 찾아 ‘참여와 자치, 지방자치 혁신’을 주제로 공무원들을 만났다.
지난해 8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는 교차 특강을 이웃끼리 소통하는 방안으로 삼자는 제안이 나왔다. 아직은 수도권이 영남권보다, 민주당 단체장이 새누리당 단체장보다 교차 특강에 더 적극적인 양상이다.
대선을 앞두고 활발해진 교차 특강을 두고 일부에선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자치 확대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긍정론이 나온다. 상생 발전과 교류 협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종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은 “시·도지사들이 각종 협의체에 참여하지만 차분히 만나 현안을 논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단체장과 공무원이 상대 지역을 이해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교차 특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대직 경기도 언론담당관은 “지난해 5월 환황해권 개발 등 경기와 충남의 공동 현안을 두고 지사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 교차 특강의 출발이었다”며 “이웃끼리 버스 환승이나 바다 이용을 논의하면서 시·도지사와 공무원들이 부쩍 친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인인 시·도지사들이 표시나지 않게 상대를 밀어주면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가는 정치행보라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잠재적인 대선 주자들이 교차 특강에 적극적이라는 근거도 댄다. 강연 주제도 공동 현안보다는 행정 철학이나 강국 구상 등에 맞춰지는 사례가 많고, 이웃 시·도간 교차 특강은 덜 활발한 실태도 거론한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시·도지사더러 다른 지역 찾아가 순회강연하라고 뽑았느냐”며 “현안이 있다면 정치인인 단체장의 특강이 아니라, 시도지사협의회나 광역행정협의회 등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상당수 공무원들도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럴 땐 시·도지사가 정치인으로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강연을 근무시간까지 쪼개 들어야 하는지 반문하는 목소리가 거세진다”고 전했다. 광주 인천 대구/안관옥 김영환 구대선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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