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관광단지 계획 ‘물거품’
업체쪽, 골프장 개장만 노려
언론계 인사 등 잇따라 초청
광주시는 여전히 ‘갈팡질팡’
업체쪽, 골프장 개장만 노려
언론계 인사 등 잇따라 초청
광주시는 여전히 ‘갈팡질팡’
광주시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처리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사이 언론·경제계 인사 200여명이 골프장에서 시범라운딩을 펼쳐 입길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는 23일 “이 사업의 공정률은 골프장이 92%이지만, 유원지와 숙박·체육시설 등 나머지는 손을 못 대고 있는 상태”라며 “골프장의 준공검사나 시설등록을 마치지 못했는데도 개장이 임박한 것처럼 주중 2~3팀, 주말 4~5팀을 초청하고 있어 자제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 들어 20여일 넘게 초청라운딩이 이뤄졌다”며 “㈜어등산리조트가 이미 배치한 경기보조원(캐디)과 전기자동차(카트)가 투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출입자제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초청에 응한 인사들은 언론계나 경제계 종사자들로 알려졌다. 장학기 시 체육진흥과장은 “시범라운딩은 개장을 앞둔 골프장에서 관행적으로 시행한다”며 “이용료나 봉사료를 받는 영업행위가 있었다면 행정조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시범라운딩은 지난 11일 강운태 광주시장이 <한국방송> 1라디오의 ‘출발 무등의 아침’에 출연해 “다른 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장을 먼저 개장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뒤에도 열흘 넘게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강 시장은 “지난달 각계 인사 14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중”이라며 △현 사업자의 계속 추진 △새 사업자의 일괄 인수 △사업 해지 뒤 정산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또 강 시장은 “원칙을 세워서 사업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시민들한테 공감을 받는 방법을 찾겠다”며 “항간에 떠돌고 있는 것처럼 골프장만 먼저 허가해 주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들 두고 티에프 참여 인사들은 “세차례 회의를 열고 현실론에 접근하고 있는데 시장이 원칙론을 내놨다”며 “행정의 들러리를 서고 싶지 않다”고 반감을 표시했다. 지난 8일 티에프는 “골프장의 개장을 허가해 주면 사업지 터 273만㎡ 중 유원지·녹지 82만㎡를 시에 기증하겠다”는 사업자 쪽의 제안을 두고 논의했다. 사업자 쪽에선 골프장 건설비로 1074억원을 들였고, 개장을 미루면 하루 이자로 2600만원이 나가는 등 자금난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은 “원칙대로 해결하려는 강 시장의 해법을 지지한다”며 “공공성·환경성·협약을 기준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석 이 단체 사무처장은 “사회의 감시자인 언론인들이 시범라운딩을 했다니 믿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언론이 원칙보다는 편법을 부추기고 친기업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시는 2015년까지 어등산 일대에 3400억원을 들여 호텔과 콘도, 골프장, 생명탑, 예술센터 등을 갖춘 관광단지를 추진했다. 하지만 사업자가 돈 되는 골프장만을 짓고 다른 시설은 거들떠보지 않는 바람에 애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애초 협약한 대로 올해 말까지 테마파크·골프장·체육·숙박시설을 준공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다. 시는 지난달부터는 티에프를 만들어 골프장 우선 개장, 사업계획 일부 변경, 민자 사업자 교체 등 해법을 찾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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