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자금난에 13년동안 방치
시, LED 설치해 식물 경작키로
민간사업자 공모 뒤 연말 준공
시, LED 설치해 식물 경작키로
민간사업자 공모 뒤 연말 준공
13년 동안 지하에 방치됐던 광주 서방지하상가에 연말까지 발광다이오드(LED) 식물재배공장이 들어선다.
광주시는 29일 “북구 풍향동 동문로의 서방사거리~서방삼거리 135m 구간 지하에 조성하다 공사를 중단한 서방지하상가에 엘이디 식물재배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시는 다음달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뒤 9월에 공사를 착공해 12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시는 67억원을 들여 진·출입 계단과 발광시설을 설치하면 현재 조성된 구조물 중 길이 110m, 너비 14m, 높이 4.5m, 면적 1540㎡(460평)를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곳에선 태양빛을 대신할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를 이용해 상추·인삼·치커리·토마토 따위를 경작하는 식물공장을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민간사업자한테 15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한 뒤 기부채납하는 조건을 붙이기로 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서방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해서 분양하면 주변 시장상인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발광다이오드로 식물재배공장을 설치하면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었다”며 “주민들이 식물공장 설치에 긍정적이고, 투자하겠다는 민자사업자도 있어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지하상가는 강 시장이 관선시장이었던 1995년 처음 입안된 뒤 1997년 2월 주민투표를 거쳐 착공했으나 2년 만인 1999년 10월 시공사인 ㈜신한, 동륜개발㈜의 자금난으로 공정 31% 상태에서 중단됐다. 당시 인근 주민들은 지하상가 공사가 길어지면서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상가 매상이 떨어졌다며 파헤친 도로를 원상복구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 사업은 애초 민간자본 400억원을 유치해 서방사거리~동신고 정문 420m 구간 지하에 보도와 상가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추진됐지만 구제금융 위기 이후 구간이 385m로 축소됐고, 결국 전면 중단 사태를 맞았다.
시공사는 2년8개월 동안 공사비 130억원을 들여 지하 공간 135m에 기둥 22개를 시공한 상태로 공사를 중단했고, 지하 구조물 2112㎡(653평)와 주차장 터 1346㎡(408평)는 시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도로 복구 공사가 끝나자 이 지하 구조물은 13년 동안 쓸모없이 방치돼 광주지역의 대표적인 민자사업 실패 사례로 꼽혀왔다.
이런 시의 방침을 두고 상당수 시민들은 “태양빛이 좋은 지상에 휴경지가 많은데 굳이 지하에 가서 비싼 불 켜고 농사를 짓느냐”며 “3.3㎡당 1456만원씩 투자해 농사로 수익을 낸다니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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