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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성고 입시부정 ‘봐주기 감사’ 논란

등록 2012-06-20 21:59

시교육청 ‘신입생 허위지원 의혹’ 특별감사…7명 징계 통보
전교조 “대성중·고 교장 부부 솜방망이 처벌” 재감사 촉구
대전 대성고에서 지난해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입학지원서를 허위로 접수하도록 해 경쟁률을 끌어올리려 했다는 주장이 시교육청의 특별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한겨레> 5월11일치 15면) 그러나 조직적인 공모 의혹을 완전히 밝히지 못한데다, 부정을 저지른 당사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가벼워 ‘봐주기 감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시교육청은 입시부정 직후인 지난해 11월16~18일 대성고에 대한 정기감사를 벌였지만 이런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신입생 모집전형을 치르면서 학생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해 입시지원서를 허위로 접수시킨 대성중 교장, 학년부장과 담임교사 3명, 대성고 교장·교감 등 7명에 대해 징계 처분하도록 학교법인에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대성중 교감과 대성고 관련 교사는 경고·주의 조처하도록 했다.

시교육청 감사 결과를 보면, 자율형사립고인 대성고는 지난해 11월7일 인터넷 원서접수 마감시간인 오후 5시까지 일반전형 경쟁률이 크게 저조하자 교감이 같은 학교법인인 대성중에 전화를 걸어 허위 원서접수를 요청했고, 당시 대성중 교장의 지시를 받은 학년부장과 담임교사들은 3개 반에서 2명씩 모두 6명의 입학원서를 학생·학부모 동의 없이 냈다. 당시 일반전형 모집정원은 420명이었으며, 453명이 최종 접수해 경쟁률은 1.08 대 1에 그쳤다. 해당 학생들은 이후 예비소집에 불참해 불합격 처리됐다.

시교육청은 올해 2월 대성중 교장직을 명예퇴직한 조영숙(현재 대성고 입학사정관실장)씨에 대해 중징계, 조씨의 남편인 안중권 대성고 교장 등 6명은 경징계를 요구했다. 또 조씨 등 대성중 관련자들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형사고발할 참이다.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안 교장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알았다는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여 경징계 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입시부정 의혹을 제기하고 시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청구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했다. 조씨의 남편인 안 교장이 부정행위 사실을 몰랐다는 감사 결과를 납득할 수 없으며, 이는 김신호 시교육감과 안 교장이 매우 친밀한 관계인 까닭에 ‘몸통’ 대신 ‘깃털’만 처벌했다는 것이다. 또 이미 교장직에서 명예퇴직한 조씨에 대한 징계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박종근 사무처장은 “조씨와 안 교장 모두 해임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져야 한다”며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만큼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번 사안을 직접 재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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