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 ㈜경양마을 직원들이 28일 광주시 동구 산수동 주택가에 있는 ‘집수리 119센터’에서 출동 준비를 하고 있다. 경양마을 제공
광주 마을기업 ‘경양마을’의 ‘집수리 119센터’
저렴한 인건비로 주택공사 가능
수입 생기면 지역사회 환원약속
저렴한 인건비로 주택공사 가능
수입 생기면 지역사회 환원약속
“불편한 걸 참지 마세요. 뚝딱뚝딱 고쳐 드립니다.”
살다 보면 옥상 시멘트가 금가거나 벽면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 주택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에 산다면 관리사무소에 연락하지만, 일반 주택가에선 그대로 참고 살아가기 일쑤다. 몇십만원이 금세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공사를 벌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광주의 옛도심 주민들한테 희소식이 생겼다. 집을 고치는 데 들어가는 시멘트·페인트·파이프 등 자재비만 대면 저렴한 인건비로 시공해 주는 마을기업이 첫걸음을 뗐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인 ㈜경양마을은 29일 오후 3시 광주시 동구 계림동 주택가에 사무실을 내고, 북구 산수동에 ‘집수리 119센터’를 연다. 경양마을은 이 동네에 사는 간판업·전기업·요식업·복지사 등이 합심해 만들었다. 마을에 보탬이 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틈새시장을 생각해냈다. 지난해 7월엔 광주시 마을기업에 선정돼 행정안전부에서 지원금 80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 4명으로 집수리에 나섰다.
사업 초기 북구 우산·두암동, 동구 산수·계림동 등 주택가에 전단 1만2000장을 돌렸다. 예상 밖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한달 새 50여건의 크고 작은 공사가 들어왔다. 요즘도 하루 6~7건이 대기중이다. 수리 영역은 전기·배관·수도·장판갈기·도배·누수예방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전화로 신청하면 자재비는 실비로 받고, 인건비는 시간당 1만5천원꼴로 정산한다. 이런 시급 방식은 기술자 인건비를 일당으로 15만~18만원을 받는 동종 업체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사비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다른 업체는 한두 시간만 일해도 기술자의 하루 일당을 다 받기 때문이다. 경양마을은 아직 돈벌이가 되는 수준까지는 오르지 못했지만 경영수입이 생기면 70%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착한’ 경영철학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 마을기업에 맡겨 집을 고친 심경희(39·북구 두암동)씨는 “나무와 새시 등 자재들을 직접 사다주고 인건비만 부담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며 “이틀 만에 공사를 마쳤는데 가격도 기술도 만족했다”고 흡족해했다.
박중경(50) 경양마을 대표는 “지금은 사라진 마을의 방죽 이름을 따서 주민이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상호를 정했다”며 “이런 마을기업이 지역마다 만들어져 전국에 협동조합 같은 연결망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62)223-1190.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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