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45) 목사
광주 대안공간 ‘메이홀’ 여는 임의진 목사
커피·토론·공연·강좌 한곳에
“5월 광주처럼 함께 온기 나눌 곳
물 주고 거름 될 후원자 찾아요”
커피·토론·공연·강좌 한곳에
“5월 광주처럼 함께 온기 나눌 곳
물 주고 거름 될 후원자 찾아요”
지난 27일 오후 5시 광주광역시 동구 남동 인쇄거리 들머리에 있는 허름한 5층짜리 건물 앞. 한 목사가 그을린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띤 채 건물 입구에 걸려 있는 ‘메이홀’이라는 이름의 문패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남 강진 남녘교회에서 ‘운동권’ 목회 활동을 하다가 담양의 한적한 마을로 옮겨 흙집을 짓고 시인·음악인·화가 등 다중예술가로 살고 있는 임의진(45·사진) 목사다.
메이홀은 임 목사가 관장을 맡아 이 건물에 만들고 있는 대안문화공간의 이름이다. 그를 따라 건물 3층으로 올라가니 83㎡(25평) 남짓한 공간의 아지트에 화가 등 5~6명이 메이홀의 마지막 실내 단장을 하고 있었다. 메이홀 건너편 옛 전남도청에선 정부가 주도해 만들고 있는 아시아문화전당 공사가 한창이다. 임 목사가 아시아문화전당 코앞에 ‘대안문화공간’을 꾸린 이유가 궁금했다.
“예술가들이 관치 문화에 투항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기념비가 과연 ‘기념비적’일까요?”
임 목사는 도시에 룸살롱 같은 유흥주점은 넘쳐나는데 정작 토론을 할 수 있는 ‘살롱 문화’가 없는 게 늘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림을 전시하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공연도 함께하는 시민 중심의 문화 자치공간으로 만든 게 바로 메이홀이다. 치과의사 박석인(50·메이홀 대표)씨가 5층 건물 중 3~5층을 마련하는 데 후원자로 나섰고, 10여 명의 화가·조각가·음악인 등 ‘따뜻한 모임’ 회원들이 ‘쇠락한’ 건물에 예술적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나눔과 해방, 축제 공동체였던 ‘80년 5월 광주’처럼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꿈을 담아 메이(5월)라는 이름을 붙였다.
3층은 커피와 와인을 마시며, 동서양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4층에선 포크록 가수 김두수씨 등 음악인들이 노래 공연도 하고, 화가들이 그림을 전시한다. 메이홀은 다음달 1일 개관 기념으로 ‘노래는 강물이 되어 머뭇없이 흐르고’라는 제목으로 한희원 화백의 그림전을 선보인다. 5층에선 김해성의 수채화 교실, 리일천의 사진교실, 고근호 팝아트 이야기, 곽우영 기타교실, 주홍 재미있는 현대미술, 인디언 수니의 세계 민요 등의 문화강좌도 진행된다.
“격의 없는 만남을 통해 서로 위로하고, 평화와 창조의 영성도 채워나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임 목사는 “메이홀의 ‘5·18민중항쟁 기념교회’(오월교회)는 예배당 같은 물리적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 의인의 순교를 기리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월교회는 ‘제사 같은 예배가 아니라 성서를 밝혀 삶에 되옮기는 투신에 집중’하는 곳으로, 앞으로 강사진을 초청해 성서 연구반을 운영할 방침이다. 메이홀 4층과 5층 사이에 있는 골방은 침묵과 명상의 공간이다. 임 목사는 “메이홀의 취지에 공감해 물(매달 1만원)을 주고, 거름(매달 5만원)을 보태며,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을 햇살지기(매달 10만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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