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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공포에 떨게 한 ‘뱀 소동’ 화근은 담뱃재 불똥

등록 2012-08-02 18:00수정 2012-08-03 16:16

경남 지리산 자락에서 잡혀온 멸종위기종 2급 황구렁이와 황새구렁이는 뱀탕으로 푹 고아질 운명이었다. ㅌ건강원 사장 정아무개(51)씨가 뱀을 담아둔 포대에 담뱃재를 떨어뜨려 구멍을 내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지난 5월11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 건강원에서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 뱀 23마리 중 13마리는 놀란 이웃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에게 잡혀 6마리는 서울대공원으로 보내졌고, 나머지 7마리는 방사돼 자유를 찾았다. 4마리는 죽은 채로 발견됐고, 6마리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지난 6월부터 한달 동안 서울 양천구 신월6동에서 17차례나 뱀이 출몰해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소동의 정체가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28년간 건강원을 운영하면서 멸종위기종 뱀들을 불법으로 포획한 뒤 술을 담그거나 탕을 끓여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일 정씨를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신월동 뱀. KBS 화면 캡쳐.
신월동 뱀. KBS 화면 캡쳐.

경찰은 이와 함께 정씨가 “20년간 묵혀둔 보물”이라고 설명한 포획금지종 까치살모사, 능구렁이, 뱀알 등으로 담근 술 25병을 압수했다. 양천경찰서 관계자는 “멸종위기종 2급 뱀을 유통시킨 혐의가 확인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며 “뱀을 사서 복용한 사람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 가게에서 압수한 거래내역이 적힌 장부와 컴퓨터를 분석해 구입자들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부영민 교수(본초학 전공)는 “뱀이 정력을 증진시켜준다는 속설은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체질에 맞지 않거나 제대로 가공하지 않은 뱀을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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