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 전환 신청했다 철회 불구
83명 새로 전학 신청 결원사태
실패한 MB 자사고정책 한 사례
83명 새로 전학 신청 결원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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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로 지정된 광주 보문고가 2년 만에 일반고로 전환을 신청했다가 학생들이 대거 이탈하는 후폭풍을 맞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21일 자사고인 보문고 학생의 일반고 전학 원서를 받은 결과 1학년 208명 중 78명, 2학년 215명 중 5명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보문고 1학년은 정원 280명 중 130명이 남게 됐다. 2학년은 280명 중 미달 11명과 전학 59명을 빼고 210명이 남았다. 결원율로 따지면 1학년은 53.5%, 2학년은 25.0%이다. 이런 대규모 결원 사태는 오는 11월 신입생 모집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이 학교는 그야말로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
보문고 위기는 지난해 11월부터 감지됐다. 2012년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정원 8학급(학급당 35명) 280명 중 72명이 미달한 것이다. 정원 미달은 자율적으로 운영비를 마련해야 하는 학교 재정에 악영향을 끼쳤다.
보문고는 지난 3일 일반고 전환을 신청하는 극단적인 대응으로 시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보문고 쪽은 “지정 당시 교사 16명을 공립에 특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자사고를 포기하겠다는 학교 방침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특히 전학조차 어려운 2학년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다. 학부모들은 자사고를 유지하고, 교사 특채 약속을 지키라고 시교육청에서 농성을 벌였다. 신청 2주일 만인 17일 시교육청은 보문고의 6학급 감축을 전제로 과원교사 8명을 공립으로 특채하겠다며 일반고 전환 신청을 철회시켰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학교 쪽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전학에 필요한 요건인 ‘1학기’를 마치자 대거 전학을 신청하고 있다. 시교육청 쪽은 대입에서 수시모집이 늘어 자사고의 매력이 떨어진데다 학비를 3배 이상 부담하는데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시교육청은 22일 오전 10시 순위를 추첨한 뒤 24일 학교를 배정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보문고 쪽은 “72억원 들여 600명을 수용할 기숙사를 짓는 등 교육환경에 투자를 많이 했다”며 “결원이 생겨도 학급을 축소해 자사고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학교 운영의 자율성과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전국에 50곳을 설립했으나 신입생 모집과 교과과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적지 않아 실패한 정책으로 꼽힌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책은 계속 추진중”이라며 “일부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학교별로 이유가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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