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아시아 요리 전문 다문화식당 ‘아이맛이아’에서 일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모여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7개국 결혼이민여성 아시아요리 제공
“돈도 많이 벌고, 여러 음식도 먹을 수 있어 참 좋아요.”
8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에 결혼이주를 한 응우옌티찐(28)씨는 요즘 일할 맛이 절로 난다. 한국 국적을 얻은 뒤 이름도 송미선으로 바꾼 그는 한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전에 학교에서 급식 도우미를 할 때와 견주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할 만큼 지금 일하는 식당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고향 음식 가운데 쌀국수를 특히 좋아하는 그는 한달 100여만원의 월급을 손에 쥘 때마다 웃음꽃이 핀다.
지난 4월 대전 중구 대흥동에 문을 연 아시아 요리 전문 다문화식당 ‘아이맛이아’(I’m Asia)가 시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명품 식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곳은 필리핀·인도네시아·베트남·중국 등에서 온 결혼이주여성 7명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손님을 맞는다. 베트남쌀국수와 나시고렝(인도네시아 볶음밥) 등 6개국 10여가지 요리가 준비되며,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값도 저렴한 편이다. 손님이 꾸준해 지난달엔 매출액이 2000만원에 이르렀다. 이달 들어서는 대전시 예비사회적기업에 선정돼 직원 인건비도 지원받게 됐다.
2005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한국에 온 루위쯔(42)씨는 차별받지 않는 게 가장 좋다고 말한다. “3년 정도 한정식집 등에서 일했는데 그때는 한국 사람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데도 월급은 더 적게 주더라고요. 좀 서러웠어요.” 그는 “여기서는 지시도 없고 차별도 안 한다”며 활짝 웃었다.
아이맛이아의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경북 문경, 충남 아산·홍성뿐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부터 창업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충북 제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시가 직접 나서 식당 사업계획을 검토중이다.
김봉구 대전이주외국인종합복지관 관장은 23일 “우리나라에서 아직은 아시아 음식에 대한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층이 얇은 까닭에 다문화식당이 성공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한글 교육에 치우친 다문화사업을 이제는 이들의 취업과 직업재활 훈련으로 더욱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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