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수험생 “입시 스트레스 풀려고”
지난 3월부터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쇠구슬로 유리창을 깨 주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쇠구슬 테러사건’ 범인이 대학 입시로 스트레스를 받는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30일 새총으로 쇠구슬을 발사해 이웃집 유리창을 깬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아무개(18)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박군은 지난 3~7월 아파트 11층 자신의 방 베란다에서 새총으로 쇠구슬을 쏴 75m 떨어진 이웃집과 경비실 등 6곳의 유리창을 깨 모두 590만원어치의 재산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군은 올해 초 3학년에 진학하며 원하는 대학에 갈 성적이 나오지 않자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박군은 경찰에서 “성적 부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새총으로 목표물을 명중시키면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말했다.
박군은 인터넷을 이용해 Y자형 새총과 지름 8㎜짜리 쇠구슬 수백개를 샀으며 고무줄을 바꿔 성능을 높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실험 결과 이 새총의 쇠구슬은 시속 250㎞ 속도로 100m 거리에서 승용차 강화유리를 관통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녔다.
박군은 집주인의 부상을 피하기 위해 주로 밤시간대 불이 꺼진 유리창을 향해 쇠구슬을 발사했지만 주민들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쇠구슬 때문에 공포에 떨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모습이 잡히지 않는 등 단서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피해자 집 등에서 쇠구슬 탄착흔과 충격 각도를 분석한 뒤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 발사지점을 찾았다.
경찰은 지난 28일 박군의 집을 압수수색해 새총 12개와 쇠구슬 422개, 대나무 활 등을 발견했으며 ‘10여 차례에 걸쳐 200여발을 발사했다’는 자백을 받았다.
한희정 남양주경찰서 형사과장은 “새총의 위력이 인명살상도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지만 법적으로 단속 근거가 전혀 없다”며 “총기류 등으로 분류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군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학생인 점을 고려해 불구속 입건할 방침이다.
남양주/박경만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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