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실향민이 추석을 앞두고 북에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일 아침 9시께 부산 동구 초량동 주아무개(83)씨 집 안방에서 주씨가 쓰러져 신음하는 것을 부인 당아무개(68)씨가 발견해 병원에 옮겼으나, 이날 오후 결국 숨졌다. 경찰은 주씨 집 안방에서 주씨가 마시고 남긴 농약을 수거했다.
부인 당씨는 “함경도가 고향인 남편은 6·25전쟁 때 가족을 두고 혼자 남한으로 내려와 명절만 되면 우울증 증세를 보일만큼 형제들을 그리워했다”며 “올해는 추석을 앞두고 예전보다 더 형제들을 보고싶어 했으며, 2일에는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아침에 옆방에 있던 나에게 ‘이제 미련없이 가련다’라는 말을 하고 혼자 안방에 들어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주씨가 추석을 앞두고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해 미리 준비한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농약 구입 경위를 파악하는 등 주변인물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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