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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물만 먹던 딸 이젠 죽을 먹네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

등록 2012-09-05 20:05수정 2012-09-05 22:30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은 아동 성폭행범 처벌 강화를 촉구하며 아이의 발바닥에 ‘지켜주세요’, ‘밟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쓴 뒤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에 올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월31일 개설된 이 모임의 인터넷 카페에는 한 달여 만에 4600여명이 가입했다.  ‘발자국’ 카페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은 아동 성폭행범 처벌 강화를 촉구하며 아이의 발바닥에 ‘지켜주세요’, ‘밟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쓴 뒤 사진으로 찍어 온라인에 올리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월31일 개설된 이 모임의 인터넷 카페에는 한 달여 만에 4600여명이 가입했다. ‘발자국’ 카페
나주 피해 어린이 돌보는 아버지
“도움준 시·아동센터 등에 고마워”
“이제는 죽을 먹네요. 잠도 잘 자고요.”

전남 나주 성폭행 사건 피해 어린이 ㄱ(7)양의 아버지(41)는 5일 오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딸아이 사진(컴퓨터 단층촬영·CT)을 찍으러 가는 중”이라며 아이의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진 딸에게 숟가락으로 한 모금씩 물을 떠먹였던 그는 아이가 3일 저녁부터 죽(유동식)을 먹는 것만 봐도 기쁘다고 했다. ㄱ양은 나주의 병원에서 수술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매우 힘들어했다고 했다. 아이가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자책했던 그는, 사건 이후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아내(37)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

총명하고 학교나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렸던 ㄱ양은 부모의 간호와 병원 쪽의 배려 속에 심리적으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아이가 오늘은 죽을 맛있게 먹었다. 처음엔 어색한 듯 의료진과 눈을 맞추지 않았는데, 이젠 말문을 텄고 이야기도 한다”고 말했다. 병원 쪽은 우려했던 감염 증상도 아직 없다며 아이가 좀더 안정되면 정신과적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ㄱ양의 아버지는 나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서울의 한 시설에서 홀로 보낸 탓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했다. 서울에서 아내를 만난 뒤 자녀가 태어나자, 10년 전 탯자리인 나주의 고향 면사무소를 찾아가 호적을 만들었다. 나주에서 일용직 운전기사 등으로 일하며 버는 월 100만원 안팎 수입으로 네 남매를 키워왔다. ㄱ양은 어려운 형편에서도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활발하게 생활했던 예쁜 딸이었다.

ㄱ양의 아버지는 나주시와 전남해바라기아동센터 등의 도움으로 가족이 함께 광주광역시에서 지낼 수 있게 된 것에 고맙다고 했다. ㄱ양의 언니(12·초등 6년)와 오빠(10·초등 4년)는 4일 광주의 초등학교로 전학해 며칠 동안 떨어져 있던 막내 여동생(3)도 만났다.

ㄱ양을 후원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굿네이버스 후원계좌(우리은행 1005-301-611036)엔 이틀 만에 500만원이 넘게 입금됐다. 광주지검은 ㄱ양 가족에게 피해자 보호시설을 제공하기로 했다. 광주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는 ㄱ양 부모에게 300만원을 건넸다.

ㄱ양의 꿈이 간호사라는 소식을 접한 간호사들도 모금에 나섰다. 전남간호사회 쪽은 “조용히 모금운동을 벌여 아이가 대학 갈 때까지 도와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전국간호사회에 모금운동을 제안했다.

아동 성폭력 추방을 위한 시민모임 ‘발자국’은 다음 아고라에서 치료와 주거 마련을 돕자며 3000만원 목표의 희망모금에 들어갔다. 나주시 공무원 1000여명도 5~7일 모금하기로 했다.

광주/정대하 안관옥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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