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들 “1년 계약직 협박받아”
“처우논의에 반성문 요구” 주장도
연구원쪽 “협박·비하 아니다” 해명
“처우논의에 반성문 요구” 주장도
연구원쪽 “협박·비하 아니다” 해명
충남도 출연기관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 연구원들이 고용 협박과 막말 등 인권침해를 호소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잇따라 진정을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충남도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조직 내부에서 해결할 문제라며 사실상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 “당신들은 1년짜리” 6일 충남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충남여성정책개발원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2명이 지난달 말 국가인권위에 인권침해에 대한 시정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차례로 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8월1일 직원 월례조회에서 민경자 원장이 ‘나는 3년 계약이고, 당신들은 1년 계약직’이라며 연구원들의 고용조건을 심각하게 위헙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지난해 말 연구원들이 제안한 고용조건 개선안에 대해 ‘여러분은 정규직이다. 수정안은 필요없다’고 한 말을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맹일영 행정실장이 연구원들의 대학원 등록을 두고 “일을 저지른다”고 표현한 것에 대한 사과와 실질적인 고용조건 개선 등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회의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면서 반성문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ㄱ씨는 지난달 6일 이들의 폭언과 부당한 대우, 열악한 근무환경과 억압적인 조직관리 등을 이유로 사직했다.
또 연구원들은 지문인식기를 이용한 출퇴근 관리가 이뤄지는데다 심지어 관련 기록을 다달이 내부망에 공개해 인격적인 모욕감조차 느낀다고 호소했다. 한 연구원은 “누가 지각을 몇번 했는지조차 모든 직원들이 다 볼 수 있게 공개되는 실정”이라며 “연구원들은 발표·토론을 위해 가는 출장조차 1년에 5차례로 제한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지난달 19일 출퇴근 확인을 위한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맹 실장은 “당시 연구원 7명이 모인 자리는 기관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로 본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반성문을 내면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 원장은 “‘1년 계약직’ 발언은 전혀 협박이나 비하가 아니었으며 연구원들과 행정실의 갈등은 차츰 고쳐가는 과정에 있다”고 해명했다.
■ 말뿐인 비정규직 개선책 산하기관 직원들이 기관장과 간부를 상대로 인권위에 인권침해를 호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충남도는 팔짱만 끼고 있다. 주무 부서에서는 민 원장과 맹 실장의 설명만을 들은 채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보고했을 뿐 연구원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조차 않았다. 박여종 충남도 여성정책담당은 “기관장이 일차적으로 책임을 지고 운영할 문제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인권위에서 조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지사는 지난 1월 ‘전국 최초’임을 앞세우며 임금·후생복지·근로조건 등 불합리한 차별의 시정을 뼈대로 하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을 내놨다. 당시 그는 “앞으로 충남도는 도 산하기관과 시·군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고용개선을 이행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도는 충남여성정책개발원과 대책 마련을 위한 어떤 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 지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그 정도인 줄은 미처 몰랐다. 심각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여성·복지·다문화 정책 개발과 교육, 성평등 의식 확산과 민관 협력 등을 수행하는 곳이다. 같은 산하기관인 충남발전연구원에서는 연구원들의 계약 갱신이 2년마다 이뤄지는 데 반해, 이곳에서는 1년 단위로 임용·연봉 계약을 맺고 있다. 연구원들의 연봉 수준도 두 기관 사이에 다달이 수십만원씩 차이가 나는 형편이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사표 품고 사는 직장인 위한 ‘사표 사용설명서’
■ 꼭꼭 숨기고 가짜 찍어내고…5만원권 ‘돈맥경화’
■ 나주 초등생 아버지 “물만 먹던 딸 이젠 죽을 먹네요”
■ “실수로 고환 제거하면 호르몬 먹으면 된다”
■ 며느리도 몰라~ 편의점의 비밀 ‘진열 공식’
■ 횡단보도에 누워있는 저들은 누구?
■ [화보] 매력 넘치는 ‘차칸’ 그들
■ 사표 품고 사는 직장인 위한 ‘사표 사용설명서’
■ 꼭꼭 숨기고 가짜 찍어내고…5만원권 ‘돈맥경화’
■ 나주 초등생 아버지 “물만 먹던 딸 이젠 죽을 먹네요”
■ “실수로 고환 제거하면 호르몬 먹으면 된다”
■ 며느리도 몰라~ 편의점의 비밀 ‘진열 공식’
■ 횡단보도에 누워있는 저들은 누구?
■ [화보] 매력 넘치는 ‘차칸’ 그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