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학교폭력, 또래친구들이 풀어요”

등록 2012-09-13 19:16

지난 7~8일 충남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충남도교육청 또래조정자 교육캠프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조정 실습을 하고 있다.
지난 7~8일 충남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충남도교육청 또래조정자 교육캠프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조정 실습을 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조정자 교육캠프’
학생 120명 원인토론·조정실습
“배경 모른채 감정으로 대하면
학교폭력 생긴다는 것 알았죠”
“갈등에는 배경이 있는데 이를 모르고 그때그때 감정으로 친구를 대하면 학교폭력이 발생한다는 걸 배웠어요.”

최근 또래조정자 교육캠프에 참여했던 유준상(15·천안북중2)군은 13일 “친구들과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잘 풀어 화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래조정은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 등 갈등을 ‘또래’ 학생들이 푸는 것이다. 충남도교육청의 주최로 지난 7~8일 충남 천안의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진행된 또래캠프엔 천안북중, 금산 복수중 등 또래조정 시범학교로 지정된 충남지역 12개 학교 학생 120여명이 참석했다.

캠프교육은 대전경실련 갈등해소센터와 평화여성회 소속 또래조정 코치들이 교육을 맡았다. 게임과 실습, 공동작업, 휴식 등을 적절하게 배치해 지루하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짰다. 첫날 학생들은 먼저 자신을 소개하고 조를 나눠 스스로 수업규칙을 정했다. 이어 갈등과 폭력의 뜻과 원인에 대해 토론하고 전지에 색연필로 그리고 쓰면서 개념을 익혔다. 조별로 공동작업한 내용들은 설명을 마친 뒤 강의실 벽에 붙였다. 둘째 날에는 본격적인 중재와 조정 교육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조정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비밀을 지키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중립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꼽았다. 아이들이 그린 조정자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저울을 들고 있거나, 귀는 크고 입은 손가락을 세워 막고 있었다.

“들쥐님과 생쥐님은 상대방이 내놓은 해결방법에 뜻을 같이하시나요?”

마지막 수업은 조정 실습이었다. 조정자인 고슴도치 역을 맡은 학생의 질문에 들쥐와 생쥐 역의 아이가 수긍했다. 새로 이사온 들쥐는 밤늦게 짐을 정리하고, 이 때문에 잠을 못 잔 생쥐는 들쥐와 다툼을 벌였다. 첫 집장만에 들떠 있으면서도 회사일에 바빠 밤에 짐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들쥐와 신경쇠약 증세로 약을 먹는 생쥐가 고슴도치의 중재로 화해하는 장면을 보고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은 컴퓨터 파손을 이유로 컴퓨터실 사용을 막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갈등 등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해 겉으로 드러난 행동과 갈등 원인, 배경, 갈등 당사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 등을 찾아냈다. 그리고 조를 나눠 실제 조정해보고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을 연습했다. 지켜보던 또래조정 코치들과 학교 교사들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 말까지 세차례 더 이런 캠프를 열어 또래조정자를 양성할 예정이다. 천안/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