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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학교폭력 해법 아이들에게서 찾는다

등록 2012-09-14 17:46

충남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지난주 열린 충남도교육청 또래조정자 교육캠프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조정 실습을 하고 있다.
충남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지난주 열린 충남도교육청 또래조정자 교육캠프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조정 실습을 하고 있다.
“들쥐님과 생쥐님은 상대방이 내놓은 해결방법에 뜻을 같이 하시나요?”

조정자인 고슴도치가 묻자 들쥐와 생쥐는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 이사온 들쥐는 밤늦게 짐을 정리하고, 이 때문에 잠을 못잔 생쥐는 들쥐와 다툼을 벌였다. 고슴도치의 중재로 두 쥐는 대화를 통해 첫 집장만에 들떠있으면서도 회사일에 바빠 밤에 짐을 정리할 수 밖에 없는 들쥐 입장과 신경쇠약 증세로 약먹는 생쥐의 처지를 이해하고 화해했다.

지난 7~8일 충남도교육청의 또래조정자 교육캠프가 충남 천안의 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다. 천안북중, 금산 복수중 등 또래조정 시범학교로 지정된 충남지역 12개 학교 학생 120여명이 참가했다. 또래조정은 사회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 등 갈등을 ‘또래’ 학생이 나서서 풀어내는 것이다. 교육을 맡은 대전경실련 갈등해소센터와 평화여성회 소속 또래조정 코치들은 게임과 실습, 공동작업, 휴식 등을 적절히 배치해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첫날 학생들은 먼저 자신을 소개하고 조를 나눠 스스로 수업규칙을 정했다. 이어 갈등, 폭력의 뜻과 원인을 토론하고 전지에 색연필로 그리고 쓰면서 개념을 익혔다. 조별로 공동작업한 내용들은 설명을 마친뒤 강의실 벽에 붙였다.

둘째날에는 본격적인 중재와 조정 교육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조정자가 갖춰야할 덕목으로 △비밀을 지키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중립적인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꼽았다. 아이들이 그린 조정자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저울을 들고 있거나, 귀는 크고 입은 손가락을 세워 막고 있었다.

유준상(15·천안북중2)군은 “갈등에는 배경이 있는데 이를 모르고 그때그때 감정으로 친구를 대하면 학교 폭력이 발생한다는 걸 배웠다”며 “친구들이 갈등하면 이를 잘 풀어내 화해시킬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수업인 조정실습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컴퓨터 파손을 이유로 컴퓨터실 사용을 막는 교직원과 학생들의 갈등, 들쥐와 생쥐 등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해 겉으로 들어난 행동과 갈등 원인, 배경, 갈등 당사자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점 등을 찾아냈다. 그리고 조를 나눠 실제 조정해보고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을 연습했다. 지켜보던 또래조정 코치들과 학교 교사들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 말까지 3차례 더 이런 캠프를 열어 또래조정자를 양성할 예정이다. 천안/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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