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소대장 등 수시 폭언
취침금지 등 인권침해도 빈번
취침금지 등 인권침해도 빈번
2년여 전 구타·가혹행위에 시달리던 의경이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던 충남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대의 간부들이 부대원들에게 수시로 막말을 하고 근무태만을 일삼아온 것이 내부 고발로 적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한겨레>가 입수한 경찰청 ‘전의경 복무 점검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충남 아산 기동1중대 대원들은 지난달 17일 경찰청 경비과에 ‘대원들이 부대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보냈다. 경찰청의 현지 확인 결과 대원들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부대 중대장인 윤아무개(37) 경감은 부하 직원과 의경들에게 수시로 ‘빨갱이냐, 종북주의냐, 좌익이냐, 너 영창 갈래?’ 등의 인권침해 발언을 일삼았다. 지난달 12일에는 순직한 동료 경찰관의 조문을 다녀온 소대장에게 “우리 중대는 단합이 안 된다. 너 빨갱이냐, 좌파 아니냐”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술을 마신 뒤 수시로 부대 지휘차량을 불러 퇴근하는가 하면 근무시간에 승진시험 공부도 했다. 나아가 윤 경감은 대원들의 소원수리 내용에 부정적인 사실이 있으면 작성자를 찾아내 이를 공개해버렸다.
행정소대장 권아무개 경위와 부소대장 김아무개 경장은 부대의 공문서 작성 등 행정업무를 대원들에게 떠넘기고 자신들은 승진시험 공부에 매달렸다. 이들은 근무를 하지 않고도 휴일 등에 출근한 것처럼 꾸며 시간외수당을 받아챙겼다. 권 경위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소대원들에게 텔레비전 시청이나 취침을 금지하는 등 이른바 ‘깨스’를 시켜 대원들의 인권을 침해했다.
나아가 이들 3명은 전의경 복무 점검단의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대부분 시인하고도, 내부 고발을 한 대원들을 찾아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신고 후에 중대장을 비롯한 일부 지휘요원들이 부대원들과 개별적인 면담을 실시하면서 누가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를 캐물으며 대원들에게 위압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대에서는 2010년 6월 박아무개 대원이 부대 안에서 구타·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유족의 문제제기로 조사가 이뤄져 지난해 1월 부대 간부와 대원 10여명이 구속되거나 불구속 입건됐다.
충남경찰청은 이 부대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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