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앵글로 담아낸 우리 사회

시민이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찾는 퍼블릭 액세스 대전충남시민영화제가 26~28일 대전시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린다. 사진은 출품작 가운데 ‘야누스’(위), ‘일진의 고백’.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대전독립영화협회 제공

[사람과 풍경] 퍼블릭 액세스 대전충남시민영상제 오늘 개막

‘일진의 고백’ ‘대학생이라면’ 등
올 출품작 83편으로 늘고 다양

10번째 퍼블릭 액세스 대전충남시민영상제가 26~28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립미술관 강당에서 열린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acro.or.kr)과 대전독립영화협회(difv.co.kr)가 주최하는 시민영상제에는 83편이 출품됐으며, 치열한 심사를 거쳐 37편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 진출한 영상물은 소재별로 ‘응답하라 청춘아’(8편), ‘희망을 이야기해 볼까요?’(10편), ‘세상 속에 말을 걸다’(11편), ‘아직도 얘기할 게 너무나 많아’(8편) 등으로 나뉘어 3일 동안 시민에게 선보인다. 첫날 저녁 8시에는 개막식에 이어 초대작인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이 소개된다.

출품작 가운데 ‘너구리’는 막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야생동물들을 소재로 삼았다. 연출을 맡은 이영진(성남고)양은 “의도하지 않게 집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이들의 아픔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양은 ‘일진의 고백’도 출품했는데, 학교폭력을 주도했던 일진이 행동을 후회하면서도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을 앵글에 담았다. ‘대학생이라면’(연출 윤아영·상명대)은 라면을 통해 대학생들의 생활과 생각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다’는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올해 1월에 시상한 청소년환경대상 수상자들이 일본을 방문해 환경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만나고 환경기관을 취재했던 연수 기록물이다. ‘희망빛 도화지에 꿈을 그리다’(연출 박현일·목원대)는 네팔에서 코리안드림을 좇아 한국에 온 러메스 비다리의 꿈을 잔잔한 시각으로 그려냈다.

민병훈 총괄 프로그래머는 “출품작은 2007년 30편에서 지난해 67편, 올해 83편으로 늘었다”며 “학교폭력 영상물은 앵글을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돌려 제작한 출품작 등 다양한 접근과 실험이 시도됐다”고 평가했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시무국장은 “시민영상제는 작품의 완성도보다 사회적 이슈를 시민 제작자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전달하고자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발굴한 소재를 영상물로 만들어 공유하는 소통의 장”이라고 말했다.

퍼블릭 액세스(공적 접근)는 지상파·케이블 방송사에 미디어가 집중되면서 일반 시민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하는 운동으로, 방송법은 방송사 등이 시민이 제작한 영상물을 의무적으로 방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e-mail]